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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하고 깊은 멋… 강경에서 만나는 ‘봄빛 그리움’
그윽하고 깊은 멋… 강경에서 만나는 ‘봄빛 그리움’
  • 류석만
  • 승인 2014.03.10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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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강경으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





강경은 깊은 멋이 있는 고장이다. 자다가도 일어나 가고 싶은, 여행자들을 한 없이 유혹하는 고장이다. 겨우내 시간의 묵직함을 견딘 강경의 건물들이 화사한 봄을 기다리고, 산야도 조금씩 생명의 힘을 깨우고 있다. 골목골목 느릿하게 걸으면 정이 느껴져 다시 마음 따뜻해진다.

봄이 오는 길목, 멀리 남녘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설렌다면 논산 강경으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으로 봄빛 그리움 한 자락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 금강 너머 펼쳐진 한 폭의 ‘그림’

유순한 금강이 흐르고 아담한 옥녀봉과 채운산이 마주한 사이에 올망졸망 읍내가 보이는 강경.

강경에 가면 제일 먼저 옥녀봉에 올라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논산 8경중 7경이지만 풍류와 멋을 아는 사람은 주저 없이 1경으로 꼽기도 하는 이곳은 달 밝은 보름날 하늘나라 선녀들이 산마루에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겼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부여에서 유순하게 내려오던 금강이 옥녀봉을 밀어내지 못하고 물줄기가 꺾이어 서해로 나가고 옥녀봉 정자에서 바라보면 사방이 거칠 것이 없이 훤하다.

또 논산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여, 익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평야와 강이 조화를 이루고 저 멀리 산이 배경처럼 서 있어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하게 하고 드넓게 펼쳐진 논산평야와 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서면 가슴이 확 트이고 특히 해질녘 바라보는 금강변의 노을은 장관중의 장관이다.

옥녀봉 중턱에 있는 작은 강경공원에는 옥녀봉의 유래와 강경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각종 기념비와 추모비가 세워져 있고 정상 바위산에 우뚝 솟아 있는 느티나무와 복원한 봉화대는 세월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

강경포구를 이용하던 주민들에게 편의를 주기 위해, 포구 뒤편 옥녀봉 암벽면에 조각한 기록문인 해조문도 볼 수 있다.

모두 170자가 수록된 이 해조문은 호남선 철도 개통과 육상 도로의 개설로 전국 3대 시장을 자랑하던 강경시장의 내륙 해상 운반 기능이 상실되자 하나의 옛 기념물로 보존되어 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옥녀봉에는 논산 출신 소설가 박범신의 장편소설 ‘소금’에 등장하는 집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집은 소설 속 주인공이 가출한 후 새로운 삶을 살던 보금자리였던 곳으로 소설 ‘소금’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방문객이 둘러 볼 수 있도록 개방해 두고 있어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또 옥녀봉에는 한국 침례교회의 발상지이며 최초 예배지인 강경침례교회도 자리하고 있다. 당시 초가 가옥 모습과는 다르게 슬레이트 지붕에 덧 달아낸 모습이었던 것을 지난해 충청남도 문화재위원의 자문, 당시 모습을 기억하는 침례교회 관계자의 고증과 회의를 거쳐 논산시가 복원했다.

 ● ‘시간이 멈춘 듯’…근대 건축물 답사

강경하면 옥녀봉과 가까이 자리잡고 있는 중앙시장 내의 상가와 민간가옥에서 한 때 나라의 중심상권으로서 영화를 누린 도시의 흔적을 돌아보는 근대 건축물 답사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또 △등록문화재 323호 옛 강경노동조합 △324호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10호 구 남일당한약방 △60호 강경 중앙초등학교강당 등이 읍내 곳곳에 있어 민간인 주거와 경제생활의 수단이었던 건축물을 보노라면 60~70년대로 거슬러 온 듯 하다.

특히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에는 강경역사관을 개관해 강경지역 근대역사자료와 지역 서민생활과 관련 깊은 각종 도구와 강경의 역사, 생활문화 사진을 전시하고 있어 근대 강경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논산’하면 유교문화를 빼놓을 수 없고, 유교하면 사계 김장생과 우암 송시열, 또 임이정과 팔괘정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곳은 금강이 논산의 조선경제사를 화려하게 써내려 간 것과 같이 조선 유교사를 화려하게 써내려 간 두 인물의 유장한 이야기가 서린 곳이다.

150m의 공간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정자 어디에 가더라도 앞마당에 서면 서해를 향해 도도히 흘러가는 금강의 비경과 마주할 수 있다.

또 강경은 우리나라 최초 천주교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후 첫발을 내딛은 곳으로 한국의 기독교와 천주교의 성지를 둘러 볼 수 있는 특별한 지역 중의 한곳이다.

한국 침례교회의 최초예배지인 강경침례교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양식의 교회로 역사적가치가 높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인 강경북옥감리교회, 우리나라 최초의 신사참배 거부 선도기념비가 있는 강경성결교회 등 성지를 함께 돌아봐도 좋겠다.

 ● 겨울 견딘 강경의 별미를 느껴보자

강경은 조선시대 물류와 경제의 거점으로 한 나라의 상권을 쥐락펴락했던 약속의 땅이었고 원산과 함께 조선의 2대포구로 명성을 떨쳤던 곳으로 강경하면 젓갈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금강하굿둑으로 물길이 막힌 지 오래지만 강경사람들의 젓갈 담그기 비법은 그대로 이어져 오늘날에도 강경일원에는 140여개의 젓갈 상회가 200년 발효기술의 고품질 강경젓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남 신안 등 전국에서 제일 좋은 원료만 골라 1~2년 동안 발효된 감칠맛 나는 강경 맛깔젓은 그 맛이 최고로 김치의 원료와 조미료로 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논산시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 10월 중순에 강경발효젓갈축제를 개최해 다양한 체험행사와 감칠맛 나는 젓갈로 한 번 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여행을 마치고 허허로운 속을 채워 줄 먹거리가 필요하다면 복탕 전문점과 우여회를 추천한다. 황복은 담백하다. 생물로 먹으면 단맛이 더하고,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미나리와 파를 넣어 향 또한 일품이다. 또 봄의 전령으로도 불리는 새콤달콤하고 담백한 강경포구의 우여회도 별미중의 별미다. 조선시대부터 수라상에 올려졌다고 할 정도로 보양식으로 알려진 우여는 위어, 웅어, 의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몸 길이 22~30㎝로 3~5월 산란기에는 뼈째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하고 담백하며 비린내가 없다.

내륙 깊숙이 금강변에 위치한 강경은 예전부터 우여 주산지로 유명했지만 1990년 금강 하구가 막힌 뒤로는 집산지로 이맘때 쯤 강변 인근 전문식당에가면 맛깔스러운 회와 회무침을 맛볼 수 있다.

살포시 스치는 봄 바람에 가슴 한 켠이 애잔한 날, 가벼운 배낭 하나 메고 친구, 연인, 가족과 떠나는 특별한 봄나들이로 내 몸 가득 봄빛 그리움과 환한 봄볕을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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