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호

민들레역은 황간역 다음에 있다
고삐 매여 있지 않은 녹슨 기관차 한 대
고개를 주억거리며 여기저기
철로변 꽃을 따 먹고 있다

에구, 이 철없는 쇳덩이야
오목눈이 울리는 뻐구기야
쪼르르 달려나온 장닭 한 마리
대차게 기관차 머릴 쪼아댄다

민들레 여러분, 병아리 양말 무릎까지
모두 끌어올렸어요? 이름표 달았어요?
네 네 네네네, 자 그럼 출발!

민들레는 달린다
종알종알 달린다
민들레역은 황간역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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