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형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 70대 노인으로 변한 20대 엘리트 형사 역할


이순재(79)는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예능과 시트콤, 연극 무대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대표 배우다.
시트콤에서는 ‘야동 순재’라는 별명을 얻고, 예능에서는 20대 때 하지 못한 배낭여행에 나서 젊은 세대와 호흡한다. 배우 생활을 시작한 연극 무대도 놓지 않는다.
이번에는 ‘예능형 드라마’를 표방한 tvN의 ‘꽃할배 수사대’에서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으로 변한 20대 엘리트 형사로 분한다. 영혼은 20대 그대로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 70대 노인이다.
이순재는 7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나이 먹은 사람들을 활용하는 드라마가 별로 없어서 아버지나 할아버지로 병풍 역할만 하다 끝나는데 모처럼 할아버지들을 전면에 내세워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젊은 친구들한테 지지 않도록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가 맡은 이준혁은 뛰어난 기억력과 사건 해결 능력을 갖춘 엘리트 형사다. 뛰어난 능력 탓에 이기적이고 냉정한 그가 자신이 경멸하던 ‘할배’가 되고난 뒤 치매가 찾아오고 노인성 우울증까지 걸려 툭하면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순재는 “29세에서 돌연변이가 돼 70대가 된다는 황당한 설정”이라며 “젊었을 때 형사 역을 좀 해서 노련한 형사를 했으면 했는데 노인이 됐다. 그래도 맡은 임무가 있으니 외모와 상관없이 치밀하게 수사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이 노인으로 변하게 된 계기인 물속 구조 장면을 3~4시간 동안 촬영하면서 크게 고생했다고 전했다. 여형사 정은지(이초희)와 약혼녀인 재벌 기업의 무남독녀 한유라(박은지)의 사랑도 독차지하게 된 그는 “대단히 환상적이다.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만족해했다.
이순재는 “드라마는 수십 명의 스태프와 동료 배우가 함께하는 작업이어서 시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고 내 것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같이 소통해야 한다. 연습시간, 촬영시간 안 지키는 배우치고 크게 된 사람 없다”며 “그런 면에서 김희철은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켜보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 바람둥이 형사 한원빈 역을 맡은 변희봉(72)은 “시골 순사 역을 좀 해봤다. 운이 나빠 그런지 여자하고 연기해 본 적이 전혀 없는데 이번에는 여자와 자주 부딪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걸 그룹을 좋아하는 몸짱 형사 전강석 역의 장광(62)은 “처음엔 핑크색을 좋아하고 망가지는 연기가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기존의 악역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역할이어서 즐겁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희철이 엉뚱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엘리트 형사 박정우로, 유일하게 젊은 모습을 유지한다.
대선배들과 동료가 된 김희철은 “처음 선생님들과 함께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연기는 기본이고 사적인 부분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절대 늦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20~30분씩 일찍 현장에 도착해 보면 선생님들께서 한 시간씩 일찍 도착해 계셨다”고 전했다.
김희철은 “평소 예의 바르기로 소문난 제가 대선배님들께 반말하는 것은 높은 연기력이 필요했다”며 “장광 선생님은 ‘내가 동생이니 말 놓으라’고 하시고, 선생님들께서 편하게 애드리브도 해 주셔서 현장이 즐겁다”고 말했다.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등을 쓴 문선희 작가가 극본을 쓰고 영화 ‘위험한 상견례‘, ‘청담보살’ 등을 만든 김진영 감독이 연출한다. 컴퓨터 그래픽(CG)과 자막 등을 활용해 예능 요소를 더한다.
‘꽃할배 수사대’는 이순재, 박근형, 신구, 백일섭 등 노배우들이 함께한 배낭 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할배’의 인기에 힘입어 기획된 드라마다. ‘꽃보다 할배’의 후속으로 오는 9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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