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인 (충북도 경제협력관)


 대부(代父)는 ‘godfather’ 또는 영세를 받을 때에 신앙의 증인으로 세우는 종교상의 남자 후견인을 뜻하는 말로 통용되는데 지역신용보증재단(이하 지역신보)이 소기업과 소상공인 사업에 필요한 돈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데 있어서 보증인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후견인과 비슷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출자에게 돈이 급히 필요한데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보증인이다. 외환위기 때 많은 보증인들이 대출자에 대한 보증금액을 대신 갚느라 월급이 동결되고 본인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순탄하던 가정이 보증으로 인해 파탄나면서 보증의 피해가 얼마나 큰 가를 실감했다. 그 후부터 직장인들이 보증을 기피하는 바람에 직장인들도 대출받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그러면서 보증 기관의 역할이 서민생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았다.
  사업을 하는  소기업과 소상공인들도 서민들보다 사업에 큰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에서 담보를 요구하지만 담보할 만한 재산이 적은 경우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대출할 때마다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이 경우 지역신보가 이들에게 보증을 서주면 담보가 없어도 대출이 쉬워진다. 지역신보가 보증을 서주기 위해서는 대출을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못 갚을 때 대신 갚아줘야 할 자금이 필요한데 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까
  지역신보에 돈을 출연(기부)해주는 기관들로는 지자체 및 금융기관이 있다. 지자체 출연은 매년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변동이 커서 지역신보의 재원조달에 애로가 있다. 금융기관의 지역신보에 대한 출연한도가 대출평균잔액의 0.02%로 신용보증기금(0.225%), 기술신용보증기금(0.135%)에 비해 낮아 재원조달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올 2월 현재 전체 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지역신보)중 지역신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총 보증잔액에서는 18.9%인데 비해 총출연요에서는 5.3%에 불과하다. 금융기관의 보증기관에 대한 출연요율은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 즉 보증기관의 보증규모, 보증지원을 통해 발생하는 고용창출 등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증규모 기준에서 볼 때 현재 금융기관출연요율 수준은 지역신보에 매우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 또한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노동력 의존도가 큰 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기여하는 부분이 중기업에 비해 높은 편이므로 현재의 금융기관 출연요율 수준을 지역신보에게 덜 불리하게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바젤은행감독위원의 바젤Ⅲ 시행으로 새로운 BIS(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적용에 의해 신용도가 낮은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대출받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지역신보의 안정적 보증재원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소상공인과 소기업의 대출 이용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신보의 적극적 보증업무를 위해 안정적 보증재원 마련이 시급히 정착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은 지역신보의 보증을 통해 위험을 줄이면서 대출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지역신보에 대한 출연을 높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지역신보도 금융기관 출연요율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보다 더 보증의 증가규모를 적극 확대하여 기본재산대비 보증잔액으로 표시되는 운용배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올 2월 현재 충북 지역신용보증잔액은 총 신용보증잔액 중 18.9%로 전국평균(18.9%)과 비슷한 편이지만 전국 지역신용보증잔액 중 충북이 차지하는 비율은 3.1%로 매우 낮은 형편이다. 이러한 사정은 기술신용보증기금잔액(전국대비 3.3%), 신용보증기금잔액(전국대비 3.1%)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상공인과 소기업의 사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충북지역보증재단의 보증잔액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지역금융기관들도 윈윈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충북지역신보의 보증을 활용한 소상공인 소기업 대출에 더욱 적극적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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