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를 막을 방법 생각해야 리그 전체 발전" -"오심 문제, 심판 개인이 아닌 모두의 책임"

프로야구 김성근 감독이 말하는 타고투저와 심판 문제
"외국인 타자를 막을 방법 생각해야 리그 전체 발전"
"오심 문제, 심판 개인이 아닌 모두의 책임"

 

 김성근(72) 고양 원더스 감독이 최근 프로야구 화두인 '타고투저''판정 문제'에 대해 날 선 논평을 했다.

김 감독은 타고투저 현상을 "좁아진 스트라이크존과 투·포수의 문제"로 봤고 최근 불거진 판정 논란에 대해서는 "특정 심판을 향한 마녀사냥식 재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2"올 시즌 프로야구는 더 예측하기가 어렵다""언제든 대량 득점이 나올 수 있는 야구가 흥미로울 수 있지만,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재미는 완전히 사라진 느낌"이라고 운을 뗐다.

올해 프로야구는 3년 만에 재등장한 외국인 타자의 맹활약과 투수진의 난조 등으로 타고투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져 투수들이 고전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감독은 "2군 경기를 치러봐도 그렇고, 1군 경기 중계를 봐도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게 느껴진다""대체로 좌우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고, 높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빈도도 줄었다. 낮은 공을 조금 더 잘 잡아주더라"고 설명을 보탰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현장이 피부로 느끼기 전에 심판진 혹은 규칙위원회에서 '올해 스트라이크존은 이렇게 달라집니다'라고 공표했어야 한다. 현장이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투·포수진의 기량 문제도 타고투저를 막지 못한 요인으로 봤다.

김 감독은 "외국인 타자가 국내 타자들보다 좋은 기량을 가진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더 좋은 타자가 왔으면, 그 좋은 타자를 잡으려는 방법을 찾아내야 프로야구가 전체적으로 발전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포수 육성 실패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난 셈"이라고 일갈했다.

"투수는 공만 던지고, 포수는 받기만 하는 것 같다"는 게 김 감독의 아쉬움이다.

김 감독은 "어느 타자든 약점이 있다. 그런데 그 약점만 공략하면 언젠가 맞는다"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타자가 약한 쪽에 공을 던지기 위해 유인하는 공을 몇 개 던질 필요가 있는데 그걸 생각하는 포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수의 제구력도 문제"라며 "몸쪽 높은 공에 이어 바깥쪽 낮은 공, 혹은 바깥쪽 높은 공에 이어 몸쪽 낮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제구력 좋은 투수가 없다. 결국 타자가 예상하는 코스로 공이 간다"고 덧붙였다.

올해 프로야구는 이대로 타고투저로 흘러갈까.

김 감독은 "내가 지적한 부분은 현장에서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해결책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현장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 감독은 최근 오심 논란으로 구석에 몰린 심판진을 향해서 "혼자 고민하지 말고, 경기 뒤 심판진이 모여 판정에 대해 토론을 하는 등 머리를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팬들에게 "특정 심판을 향한 마녀사냥식 재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정에 속이 상하시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사실 국내 심판의 수준은 미국과 일본과 비교하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했다.하지만 "심판의 권위는 미국과 일본 리그보다 한참 낮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오심 논란으로 고초를 겪은 나광남 심판에 대해서도 "나 심판이 그런 실수를 하는 걸 처음 봤다""정말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심판인데 그날은 뭔가 위축된 것 같더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심판이 자꾸 위축되는 한국 프로야구의 환경이 오심을 낳는 건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오심이 나오면 심판진과 한국야구위원회가 아닌, 심판 개인이 책임지는 상황이다 보니 심판의 권위는 축소되고 오심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게 김 감독의 의견이다.

김 감독은 "심판의 권위를 살려주고, 동시에 책임감을 늘리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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