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광주 출마 선언…"진정성은 진실이 담보"

새누리당은 10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대선 때 국정원의 댓글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전략공천한 것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있는 것을 감안해 '공천 흠결'과 야당 내부 분열상을 부각하고, 이날부터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7·30 ·보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동작을 구인난 등으로 공천과정에서 드러났던 문제점도 '권은희 공천 비판'을 통해 희석하는 효과도 노리는 분위기다.

권 전 과장이 수사를 방해한 '주체'로 지목한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1, 2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상황인만큼 새누리당은 선거전이 다가올수록 권 전 과장 공천 비판을 통해 새정치연합의 대선 불복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권 전 과장에 대해 "수사 외압이라는 거짓말을 했던 사람"이라면서 "자기가 몸 담았던 경찰조직 전체를 나쁜 집단으로 매도한 공직자를 전략공천하는 야당이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사무총장은 "야당 내에서도 호남 민심을 짓밟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호남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민심을 짓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조해진 의원은 "권 전 과장이 허위사실을 언론플레이하면서 국가기관을 난도질하는 것을 보고 당시에는 솔직히 이해가 안됐는데 이제 그 의문이 풀리는 듯하다"면서 "권 전 과장을 전략공천을 함으로써 새정치연합과 권 전 과장은 정치적 사후뇌물죄 공범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공무원들에게 특정 정파에 줄을 대고 그쪽에 봉사하는 일을 하면 나중에 포상하고 국회의원도 만들어준다는 암시를 주는 것"이라면서 "새정치연합은 권 전 과장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혁신기구인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혁신위) 회의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혁신위원장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난 바 있어 새정치연합의 공천결정이 사법부에 선거로 도전하겠다는 것인지, 이것이 새정치인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경찰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재판에 휘말리고 그것에 대한 보은으로 공천을 받았다는 인식이 생기면 향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이 화두인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도 "사전에서 '구태'를 찾아보면 '뒤떨어진 예전의 모습'을 뜻한다"면서 "새정치연합의 요즘 모습을 보면 구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펀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날 "현실에 대한 무관심과 거리두기만으로는 우리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7·30 광주 광산구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권 전 과장은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어렵고 힘든 길이고 절대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참여하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출마로 인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외압 폭로의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권 전 과장은 "진정성은 밝혀진 진실에 의해 담보되는 것이라고 믿는다""(저의 행동은) 진실을 위한 길이었고 그런(진정성 훼손) 우려를 덜어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략공천 논란에 대해 권 전 과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시민의 뜻을 듣고 (저를) 추천한 것으로 안다""주민 스스로 객관적 시선으로 객관적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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