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제 시인, 동시집 '날고 싶은 꽃' 발간

 


날개가 아닌 걸 알면서/날지 못하는 걸 알면서/쉬지 않고 하늘거린다.//나비처럼/날고 싶은 꽃.//팬지꽃이/나비가 되어/꽃대궁에 앉았다.//(날고 싶은 꽃중에서)
어린 아이의 말은 하는 그대로 시다. 세상 모든 것이 신비하기만 한 아이들은 하나의 사물도 허투루 흘려버리지 않는다.
귓가를 살포시 지나치는 바람, 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 듯한 하늘의 별과도 이야기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을 닮은 동시집이 나왔다. 김갑제 시인의 첫 동시집 날고 싶은 꽃이 그것. 그동안 틈틈이 써 두었던 동시와 문학잡지, 신문 등에 투고했던 작품 중 55편을 골라 책으로 펴낸 것이다. ‘3회 우리나라 좋은 동시 33(2013. 파랑새)’에 선정된 동시 말 한 마디’, 오늘의 동시문학(2013. 겨울호)올해의 좋은 동시 20’에 선정된 동시 배추묶기등도 만날 수 있다.
김 시인은 “8월을 끝으로 교직을 떠나면서 아동문학지에 틈틈이 발표했던 작품에서 골라 동시집으로 엮었다이 책에 실린 동시는 40여년 간 교직에 있는 동안 아이들 곁에서 생각하고, 보고, 느꼈던 것들을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려고 고민해본 것에 불과하다. 이 책을 보시고 사랑으로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책에 실린 동시들은 대부분 꽃, 나무, , 돌 등 자연물을 소재로 한다. 그는 싸리꽃에서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어머니의 사랑을(싸리꽃’), 할미꽃에서는 피기도 전에 등이 먼저 굽어 버린 슬픔(할미꽃’)을 느낀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면 민들레꽃은 나비의 노란 꽃방석(민들레’)이 되기도 하고, 나무는 누구를 오라고’, ‘누구를 안아주려고’(기다림’) 날마다 두 팔을 벌리고 있는 게다. 시인은 자연과 깊이 교감하고 귀 기울이며 그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시로 영글어 낸다.
오랜 시간 교직 생활을 하기도 한 시인은 어린이들의 생활을 시로 풀어내기도 한다. 친구와의 싸움도, 엄마의 잔소리도, 일요일이면 늦잠꾸러기가 되는 아빠도 모두가 시다. 누구네 집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평범한 일상들이 어린 독자들을 쉽게 공감케 할 듯 보인다.
남진원 아동문학가는 책에 실린 동시들은 진동항아리에서 되울려 나오는 그윽한 소리같다어린이들에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지혜를 배우게 한다고 밝혔다.
일러스트레이터 이규경씨의 그림이 동시와 어우러진다. 정감 있고 명랑한 캐릭터들이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듯 보인다.
김 시인은 동시를 쓰는 일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친구를 사랑하고 즐겁게 생활을 할 수 있다시를 쓴다는 것은 가슴이 설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충북 충주 출생으로 강릉교육대,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충주 남산초 교장으로 재직하며, 숲속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하고 있다.
아동문예. 128. 11000.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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