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해

붕어 몇 마리가 사는 냇물이 있고

쑥국새 우는 산이 있다

흰 치마 어머니가 드나들던

낡은 대문의 초가집이 있다

 

어느날 꽃상여 작은 산길로 가고

상엿소리는 숲에서 떠났다

 

마당가엔 어머니 고무신 사잣밥 옆에 놓이고

 

우린 그 몇 개월 후 전처럼 웃으며 지냈다

산소 옆에 누워서 하늘을 보다가

가지고간 과일 바구니는 챙겨 오고

하늘은 그냥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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