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이후 청주공항을 이용, 한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청주시도 이에 발 맞춰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정책을 선보이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72시간 무비자 입국 허용 공항으로 지정된 이후 청주공항의 외국인 입국자는 4~8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0%나 증가한 11만1478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4~8월 청주공항 외국인 입국자는 3만694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4월 72시간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외국인 입국자들이 큰 폭으로 늘면서 매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청주지역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청주시는 지난 26일부터 문화관광과를 관광사업·관광개발·관광정책 등 3개 팀으로 개편,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정책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72시간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짧은 시간동안 한국을 둘러보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다. 이들은 청주공항에 입국, 간단하게 청주지역의 관광지를 둘러 본 뒤 서울과 제주도로 향한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 탓에 이들의 목적은 서울 등 타 시도 방문과 쇼핑에 집중돼 있다.

청주시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상점밀집지인 성안길을 중국인 쇼핑특구로 지정했다. 이어 이곳에 중국인 관광객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한편, 입점 상인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관광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인솔하는 여행사 가이드들은 성안길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성안길의 상점들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모두 들어가기 힘들고, 가이드들에게 관행적으로 주어지는 인센티브 등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차공간까지 협소하기 때문에 가이드들은 성안길보다는 타‧시도의 면세점을 찾고 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성안길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쇼핑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들을 일일이 통솔해야 하는 가이드들은 성안길 보다는 타‧시도에 있는 면세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 시‧도의 경우 쇼핑몰을 방문한 관광객의 규모에 따라 인센티브 등을 지급하는데 청주지역에서 이를 시행하는 업소는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여행사에 주어지는 형식적인 인센티브도 문제다. 청주시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 관광버스 한 대 당 2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는 청주에 6시간을 체류해야 하는 조건이외에는 다른 제약사항이 없기 때문에 여행사들은 관광지 보다는 쇼핑에 집중하는 형식적인 관광을 하고 있다. 실제로 여행사들의 청주관광일정에 포함된 관광지는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청남대가 전부였고, 일부 여행사들은 비교적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청남대를 제외한 곳도 있었다.

청주지역 숙박업소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시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숙박업소마다 트윈침대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지원도 없는데다 여행사들이 숙박비용으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들은 대부분 하루 숙박하는데 방 하나 당 4만~4만5000원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여행사가 요구하는 대로 돈을 받고 있지만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여행사들은 도에서 외국인 한명이 숙박할 경우 한명 당 하루 1만원의 인센티브를 받고 있지만 숙박업소에게 돌아오는 것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아직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 많다”면서 “이후 차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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