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추미애 정동영 비판 대열…"지도부 공개사과해야"

새정치민주연합이 갖은 진통 끝에 새누리당과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극적 타결을 보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당내에 여진이 일고 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긴 했지만 사실상 야당이 '완패'한 협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협상을 주도한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까지 세월호 특별법 협상 결과를 비판하며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서면서 '문희상 비대위' 체제 출범 후 일단 봉합된 내부 갈등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도부의 일원이자 차기 유력 당권 주자인 정세균 비대위원은 1일 "내 주장은 국회가 할 건 하면서 한편으론 잘 싸우자는 거였는데 어제 보기엔 내가 주장하는 쪽으로 된 게 아니라 일단 매듭하는 쪽으로 갔다"며 협상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정당정치혁신연구회'와 함께 주최한 세미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우리가 능력이 있으면 뭔가를 얻어낼 거고 능력이 없으면 못 얻어내고 그런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여러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이날 입장 자료를 내 "세월호법 3차 합의안은 유가족을 외면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른 '야당 판 참사'"라며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당 지도부인 비대위는 유가족과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당내 한 중진 의원도 "'2차 협상안 +α'라는데 'α'가 뭔지 의문"이라며 "쟁점은 피해가고 그렇게 합의할 바에야 오히려 시간을 두고 정밀하게 충실히 법안을 만들고 국회는 국회대로 등원했어야 하지 않는가"라며 지도부의 성급함이 협상을 망쳤다고 비판했다.

'문희상 비대위' 체제 출범 후 한동안 조용했던 SNS 공간도 다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차기 당권 도전이 점쳐지는 추미애 의원은 이날 새벽 트위터에 "속임수 정치에 낯을 들 수가 없는 날"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는 언급도 안 하면서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 국회를 조롱하고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여기지 않았음에도 야당은 국회 등원을 결정했다"며 특별법 합의를 국회 등원 명분으로 삼은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경협 의원도 트위터 글에서 "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 이런 법으로는 진상규명 어렵고 특검도 무산될 것"이라며 "이런 합의를 하나마나한 합의라고 한다"고 노골적으로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본인 트위터에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세월호 특별법"이라고 적은 글에 "그렇게 슬픈 법에 왜 합의하셨습니까. 차라리 결렬선언하는 게…"라고 직접 댓글까지 달았다.

이 같은 당내 비판이 제기되자 한편에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더는 분란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목소리로 맞섰다.

당내 한 관계자는 "유족들의 양해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것만 갖고 샅바 싸움하면 불리한 지형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지금은 오히려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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