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대규모 자동차 리콜 사태를 초래한 일본의 에어백 제조업체 다카타가 에어백 파열사고가 처음 발생한 2004년 자체 비밀 실험을 통해 제품 결함 가능성을 파악하고도 이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다카타에서 일했던 익명의 직원 2명을 인용, 다카타가 2004년 여름 에어백 50개를 비밀리에 실험한 결과 2개에서 금속으로 된 팽창기에 균열을 발견했으나 관련 자료를 전부 폐기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다카타는 2004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혼다 어코드 차량에 설치된 자사 에어백 파열사고로 운전자가 부상하자 비밀 실험에 착수했다.

실험은 다카타의 미국 지사가 있는 미시간주 오번힐에서 폐품 처리장에서 수거해온 에어백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휴일과 주말을 포함한 근무외 시간에 실시됐다.

실험을 통해 자사 에어백의 파열사고 위험을 파악한 뒤 다카타 기술진이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3개월 뒤 관련 자료를 전부 삭제하고 실험에 사용된 에어백을 폐기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떨어졌다.

한 직원은 "모든 실험이 쉬쉬하며 이뤄졌고 어느 날은 '전부 정리하고 중단하라'는 식이었다"면서 "정상적인 과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카타는 2004년 비밀 실험을 한 사실을 숨기고 미국 규제당국에는 2008년 처음으로 에어백 실험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NYT는 또 다카타 내부 문건을 토대로 다카타가 2000년대 초 미국 규제당국에 에어백 압축가스와 관련한 제조 및 품질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2009년 4월까지도 멕시코의 공장에서 결함 해결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내부 문건에는 에어백이 수송상 관리문제로 습기에 노출되거나 손상된 채로 자동차 제조업체에 배송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지금까지 다카타 에어백 파열 위험으로 11개 자동차 회사가 전 세계에서 1천400만 대를 리콜했다. 에어백 파열로 팽창기 금속파편이 튀는 바람에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운전자가 4명이고 부상했다는 신고도 약 140건에 달한다고 NYT는 덧붙였다.

앞서 NYT는 2004년 첫 에어백 파열에 이어 2007년에도 3차례 사고가 있었으나 혼다 자동차가 2008년에야 첫 리콜을 단행하는 등 혼다와 미국 규제당국의 미온적 대응이 대규모 리콜사태에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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