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JYJ 공연

(동양일보) 평일 저녁 공연이었지만 객석 3층의 시야 제한석까지 5만 명이 빼곡히 들어찼다.  

  국내 업계에서 일본은 더 이상 한류 혹은 K팝이란 이름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시장이라 인식하지만,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꾸준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입증하는 무대였다.  
 
그룹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가 19일 저녁 일본 도쿄돔에서 연 '이치고 이치에'(평생 단 한 번뿐인 만남) 공연이다.  
 
이날 공연은 JYJ가 일본에서 처음 여는 돔 투어로 일본 내 K팝 한류가 쇠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함성과 붉은 야광봉 물결이 넘실댔다.  
 
첫 곡부터 기립한 관객들의 큰 호응에 걸맞게 이들의 일본 내 위상은 수치상으로도 입증됐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3개 도시 돔 투어의 총 매출을 6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또 18~19일 총 10만 명을 모은 도쿄돔 공연은 티켓(장당 1만800엔) 매출이 100억원, 공연장에서 판매한 MD(머천다이징) 상품 매출이 50억원으로 총 15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JYJ는 지난 2005년 동방신기로 일본에 데뷔해 내년 10주년을 맞는 팀답게 유창한 일본어 실력과 현지 팬들에게 맞춘 선곡으로 능수능란하게 무대를 이끌었다.  
 
도쿄돔 콘서트는 세 번째지만 일본 활동의 제약이 원만하게 해결된 상황에서 열린 공연이어선지 멤버들의 얼굴은 시종일관 밝았다.

  멤버들은 "참 오랜만"이라는 멘트에도 힘을 실었다. 얼굴의 땀을 수건으로 훔치면서 웃었고, 서로 경쟁하듯 '아리가토'(고마워)를 외치는가 하면, 자신의 파트에서 과장된 악센트로 노래하기도 했다.

  이때마다 팬들은 현란하게 야광봉을 흔들며 큰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특히 남성팬들의 굵고 낮은 함성이 들려와 이채로웠다.

  멤버들은 JYJ의 정규 1·2집과 솔로 앨범 수록곡, 일본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며 가로 길이 80m인 메인 무대와 돌출 무대, 이동식 리프트 무대를 쉼 없이 누볐다. 
  특히 '찾았다'를 부를 때는 이동식 리프트 무대가 객석 쪽으로 45m 전진했고, '비 마이 걸'(Be my girl) 때는 멤버들이 간이 이동 무대를 타고 공연장을 한 바퀴 돌아 멀리 있는 팬들과도 호흡했다.

  또 보컬과 퍼포먼스를 모두 인정받는 팀인 만큼 아카펠라로 화음을 넣어 노래하는가 하면 '엠프티'(Empty), '비 더 원'(Be the one) 등의 곡에선 '칼 군무'로 남성미를 과시했다.  
  솔로로도 경쟁력이 있는 이들은 각자 개성 있는 무대로 공연 구성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김재중은 조용필의 19집 수록곡 '걷고 싶다'의 일본어 버전인 '아루키타이'를 감성적인 음색으로 소화했다.

  김준수는 솔로 앨범의 '인크레더블'(Incredible)을 강렬한 퍼포먼스로 꾸몄고, 박유천은 JYJ 앨범의 솔로곡 '30'(Thirty)에서 랩을 선보였다. 
 
다음달께 JYJ로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발매되는 싱글 음반의 타이틀곡 '웨이크 미 투나잇'(Wake me tonight) 때는 객석의 시선이 한껏 집중됐다.  

  3시간 동안 진행된 무대는 음향이 고르지 못해 아쉬웠지만 열기가 고조돼 앙코르 무대가 두 차례나 이어졌다.

  박유천은 "어제 오늘 팬들로부터 큰 감동과 힘을 얻었다"며 "멤버들끼리 늘 하는 말이지만 팬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JYJ가 2006년 동방신기 시절 발표한 일본어곡 '비긴'(Begin)이 장식했다. 마치 이들이 지난 10년간의 활동을 돌아보듯 한음씩 목소리를 모으자 팬들은 뭉클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보탰다. 김재중과 박유천은 끝인사를 한 뒤 무대에서 내려가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일본 여성 팬 미호(31) 씨는 "공연 보는 내내 눈물이 흘렀다"며 "우리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항상 고맙다고 말해줘 감동이다. 우리가 얼마나 고마워하고 사랑하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성 팬 다쿠야(25) 씨도 "JYJ 노래를 모두 외울 정도로 좋아한다"며 "춤도 멋있고 록 무대도 멋있다. 특히 유천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셋 모두를 닮고 싶다"고 했다.

  이 공연은 오는 12월 13~14일 오사카돔, 23~24일 후쿠오카 야후돔으로 이어진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