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려던 양현종(26·KIA 타이거즈)의 꿈이 무산됐다.

KIA가 원하던 포스팅 금액과 차이가 컸다. 구단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포스팅 최고응찰액에 "에이스를 헐값에 보낼 수 없다"는 구단 내 여론이 형성됐다.

결국 KIA는 26일 광주 구단사무실에서 양현종을 만나 "현 상황에서 미국 진출을 허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부터 25일까지 세 차례 만남에서는 실무 책임자가 양현종을 만났지만 26일에는 허영택 단장이 직접 나섰다. 구단의 결정을 확실하게 알리겠다는 의미였다.

포스팅 최고 응찰액 수용여부는 구단의 권한이다. "미국 진출을 허락해 달라. 연봉협상이라도 해보고 싶다"던 양현종도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언론을 통해 알려진 양현종의 포스팅 최고응찰액은 15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300만 달러 이상을 기대했던 KIA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금액이었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이 미국 구단과 연봉협상을 할 때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양현종을 설득했다.

양현종은 2014시즌을 마치고 나서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7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KIA와 양현종은 애초 '충분한 포스팅 응찰액'으로 명분과 실리를 얻고 미국으로 떠나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하지만 150만 달러 수준의 금액으로는 명분과 실리 모두 놓칠 수 있다고  KIA는 판단했다.

특히 KIA로서는 최고응찰액 수용을 거부하면 2014년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16승(8패)을 거둔 에이스를 2년 더 팀에 둘 수 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로서는 '전력'만 생각한다면 양현종의 잔류로 확실한 1선발을 안고 있는 게 최상이었다.

구단과 선수가 동시에 꿈꾼 시나리오가 최고 응찰액 때문에 무너지자, 구단은 전력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포스팅을 허용했던 구단은 최고응찰액 수용여부에 대해서는 완강했다. 결국 양현종도 뜻을 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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