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주행중 차 세우고 부하직원에게 "내려라"

(동양일보) 경찰청이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의 '언어폭력'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선 가운데 권 청장이 최근까지 근무한 경북지방경찰청에서도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부는 "권 청장이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경북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하면서 간부들에게 욕설을 내뱉은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권 청장은 '×만한 새끼' 등의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주로 욕을 먹는 대상은 총경 승진을 앞둔 경정급 간부들이었는데 그들은 불만이 있어도 승진이 걸려 있어 참고 지냈다"고 전했다.

다른 경찰관은 "하위 직급의 직원들한테는 그러지 않았는데 간부들한테 심하게 욕설을 내뱉었다는 것은 경북경찰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겐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몇몇 사람을 빼고서는 간부급들 대부분 권 청장한테 욕을 먹고 살았다"며 "사무실 밖에서도 소리가 들릴 정도였는데 좀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권 청장이 그럼에도 승진해서 부산으로 간 것을 보면 힘이 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 경찰관도 "부산에 가서도 여기 있을 때처럼 하면 큰 일 날 것 같았는데 일이 터졌다"며 "욕을 하면 엄청나게 했다"고 말했다.

권 청장이 지난해 도내 한 경찰서를 순시하면서 경북지방경찰청 간부와 함께 가다가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자 고속도로에서 차를 세우고 욕설을 내뱉고 차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그러나 권 청장의 이런 폭언에도 대다수 경찰관은 상관과 부하란 이유로 묵묵히 참아야 했다고 말했다.

예천 출신인 권 청장은 경북사대부속고와 경찰대(2기)를 졸업하고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경북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한 뒤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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