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란 사상이나 신념, 행동 따위가 일치해 모인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하지만 한국 정치는 이러한 사상이나 신념보다는 공천을 줬거나 앞으로 공천을 줄 힘이 있는 계파 보스의 뜻을 대표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공천 티켓은 계파 줄서기에 대한 보상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올 정도다. 이는 총선 출마자는 물론 단체장 출마자까지 힘 있는 윗사람에게 줄서기에 급급함은 물론 윗사람은 당내 위치굳히기와 차기 대선 등을 위해 자기 사람 심기에 혼신을 다한다.
정치인은 늘 국민을 대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 정치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일 수밖에 없다. 한국 정치에서 공천은 늘 1순위 개혁 대상으로 꼽힌다. 정당이 공직후보자를 추천하는 공천은 계파 간 이해득실로 인해 나눠먹기·밀실공천·정략공천 같은 부정적 수식어가 따라 다닐 정도다.
일부식자층 사이에선 계파 보스나 당 지도부 등이 당락을 좌지우지하는 후진적 하향식 공천 방식을 문제의 근원으로 꼽고 있다.
정치권이 새해부터 계파 간 이해득실로 인해 갈등을 빚으며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인 새 누리 당은 친박·비박· 친 이계를 들먹이며 힘겨루기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이는 총선을 앞둔 기 싸움으로 결국 계파 간 밥그릇 싸움에 지나지 않다는 평이다. 사정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여당의 독선을 견제해주기 바라는 국민들을 실망에 빠뜨리고 있다.
야당은 민심이반 기류에 총체적 무기력증에 빠지면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통한 대표선출에 나섰지만 큰 이슈 없이 반복되는 그들만의 리그에 지친 국민들의 눈길을 그다지 끌지 못하고 있다. 새 정연 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당대회 애드벌룬을 한껏 띄우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야당대로 신당창당설, 전당대회 등에 휩싸여 계파 간 골이 깊어지고 여당은 이해득실을 위한 갈등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여·야의 이 같은 계파놀음은 총선 뿐 아니라 벌써부터 대선까지 염두에 둔 주도권 싸움으로 까지 비화된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정치권의 공천 헤게모니를 잡기위한 패거리 즘의 극치가 되살아나는 그들만의 리그를 바라보며 새해부터 허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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