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TK 등 핵심 지지층 일탈 무겁게 받아들여

(동양일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청와대가 위기탈출 해법을 고심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집권 3년차로 접어든 올해 초까지 청와대발(發) 파동이 연이어 터져나온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박 대통령의 신년회견마저 반전의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함에 따라 힘있는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35%로 하락했다. 취임 1년차인 2013년 9월 67%로 최고치를 찍었던 때와 비교하면 지지율이 반토막난 셈이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다 50대와 대구·경북(TK) 등 핵심 지지층 이탈현상이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나타난 점을 청와대는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신년 회견이 부정적인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평가했고, 다른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을 예상했지만, 여론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선 청와대가 반전의 모멘텀을 빨리 마련해 국정의 고삐를 다시 죄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조속한 청와대 조직개편이 위기탈출의 해법으로 거론된다.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여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인적 쇄신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비서실장 등 대대적인 참모진 교체와 큰 폭의 조직개편이 분위기 반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안팎에서 조직개편 시기가 내달 설연휴 이전으로 빨라질 수 있고, 그 규모와 폭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비서관 3인방에 대해 무한신뢰를 보냈지만, 이들의 업무범위 조정 내지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적 교체 등 청와대의 대폭 쇄신을 바라는 국민 여론에 수긍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여권 내에선 박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제시한 특보단 구성이라도 우선 서둘러야 하고, 특보단의 정치적 비중을 감안해 친박 최다선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특보단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설 이전에 특보단의 윤곽이라도 드러나야 여론환기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선 조직개편 속도전 관측에 브레이크를 거는 시각도 엄존한다. 박 대통령이 금주 부처 신년 업무보고를 마무리한 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조직 개편의 폭과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인 셈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안팎의 친박계 일부 인사들은 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지지율이 바닥을 찍은 것을 의미한다며 박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집권3년차 구상을 차질없이 진행한다면 곧 지지율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친박계의 한 핵심인사는 "조직개편이 당장 이뤄질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데 생각 외로 조용하다"며 "여론에 귀를 기울이되 차분하게 일을 해나간다면 지지율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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