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엔씨소프트 1대주주인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참가를 선포하며 관련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는 가시화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단기적으로는 '대형 호재'라는 분석을 쏟아냈다.

전날 넥슨이 공시를 통해 돌연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함에 따라 넥슨의 엔씨소프트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일단 이 같은 이슈는 주가에 불을 붙이는 재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 간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데다가 일반 투자자 역시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매수에 동참하는 흐름도 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장 시작과 동시에 상한가인 21만7천원까지 치솟았다.

매수 상위 창구에는 키움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과 같은 국내 증권사뿐 아니라 모건스탠리나 맥쿼리 같은 외국계 증권사도 이름을 올렸다.

넥슨이 지분을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도 급등세다. 2010년 넥슨코리아에 인수된 넥슨지 (구 게임하이)는 오전 10시 8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13.62% 오른 1만6천250원에 거래돼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지분 구성은 넥슨(15.08%),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외 3인(10.16%), 국민연금 (6.88%), 자사주 (8.99%) 등으로 이뤄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2대주주인 김 대표가 경영권 방어에 나설지, 넥슨이 실효적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정재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의 투자목적 변경에 대해 양사가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지분경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주가에는 긍정적 이슈"라고 판단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엔씨소프트 주가는 경영권 분쟁 이슈로 단기 상승할 수 있다"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추가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주가 흐름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넥슨의 경영 참여가 최근 부진한 엔씨소프트의 주가 부양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등 엔씨소프트가 주가 관리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이는 점도 주주들에게 긍정적이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넥슨이 지분 매입에 나섰던 2012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넥슨이 수천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의 경영 참여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게임의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증가, 글로벌 채널 활용의 가능 등의 이유로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양사의 마찰이 부정적인 주가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안재민 연구원은 "개발자와 게임 개발 철학이 중요한 게임 회사 특성상 경영진의 대립이 개발 인력의 이탈이나 상품 출시 지연 등의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DNA 불일치, 인력이탈 가능성, 기타지분의 향방, 자사주 처리, 영업 활동의 개선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넥슨이 경영 참여가 기존 경영진들의 위상을 존중해주는 형식으로 일부 경영 참여나 자문 쪽에만 국한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의 시장의 눈은 오는 3월 열릴 엔씨소프트 정기 주주총회에 쏠리고 있다. 김택진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로, 넥슨의 '경영 참여 목적'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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