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회사가 항공권·체류비 전액지원

▲ 중국 광안의 한 부동산 전문매체에 보도된 천안시립무용단 출연 사진.

(천안=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속보=천안시립무용단의 중국공연이 현지 신도시 아파트 분양 판촉행사에 활용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16일자 3면

중국의 현지 부동산 전문매체의 보도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천안시립무용단은 지난 16일 쓰촨성 광안(廣安)시 체육관에서 ‘금수산하ㆍ용만의 밤’이란 공연에 출연했다. 이 공연은 ‘광안 녹색저탄소 부동산개발주식회사’ 가 대규모 개발지의 아파트 본격 분양을 앞두고 분양 흥행을 위해 주최된 행사다. ‘금수산하(錦繡山下)’는 이 회사가 5만여 평에 88억 위엔(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녹색저탄소 스마트 신도시’의 프로젝트 이름이다.

광안시의 한 부동산 포탈 매체(http://guangan.fang.com)는 ‘금수산하 24일 예비분양 앞둔 한국 스타들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공연 사진과 함께 지난 17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부동산개발회사 회장이 공연 전 무대에 올라와 축하인사를 하는 사진도 실었다. 사이트에서 ‘fang(房)’은 중국에선 주택을 뜻한다.

이 보도는 출연자를 거론하면서 ‘미나, 안리나와 한국국립예술단(천안시립무용단) 등 수십명의 한국 스타와 계약된 예술인(簽約 藝人)이 같이 무대에 섰다’고 적었다.

공연에 참여한 천안시립무용단을 ‘계약된 예술인’으로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 부동산개발회사는 분양 판촉을 위해 천안시립무용단을 한국국립예술단으로 뻥튀기했다.

의회는 “쑤이닝시의 초청으로 시립무용단의 공연이 진행됐다”고 밝히고 있으나, 쑤이닝시(초청 주체)와 광안시(공연장소)와의 협의 공문이 없었다. 의회는 의회방문단의 한 시의원과 친분이 있는 조선족 여성과 서신을 통해 무용단의 공연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관계자는 “부동산개발회사가 주최한 행사 인 줄 전혀 몰랐다”며 “초청한 쑤이닝시가 항공권과 체류비 등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시립무용단은 아시아나 항공편을 이용한 의회방문단과는 달리 중국 지방항공(사천항공)편을 이용해 대우면에서도 차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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