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본부 “추가확보 CCTV 재분석 결과…청주권 1000여대”
경찰 초동수사 문제 드러내…“이동로 추적 등 전방위 수사”

▲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를 조사하는 박세호 수사본부 본부장은 29일 청주 흥덕경찰서에서 중간 브리핑을 통해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 CCTV 추가 분석결과 유력한 용의 차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수연>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고’ 수사가 새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이전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알려진 BMW 승용차가 아닌 SUV인 ‘쉐보레 윈스톰’을 유력 용의차량으로 지목했다.

수사본부장인 박세호 청주흥덕서장은 29일 “이번 뺑소니 사망사고와 관련, 주변 정밀수색과 CCTV 분석결과 다른 차량이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보고 추적 중”이라며 “현재 인터넷 상에서 용의차량으로 추정되는 BMW 차량은 사고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서장은 이날 사고 관련 중간브리핑에서 “사고 현장 인근에서 CCTV 동영상을 추가로 확인해 용의차량을 특정했다”며 “피해자 강모(29)씨가 특정 차종에 치이는 장면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밝힌 용의 차량은 BMW가 아닌 쉐보레 윈스톰. 박 서장은 “새로운 영상을 확인한 결과 윈스톰 차량이 지나간 시간과 피해자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각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차량 번호판은 아직 판독하지 못했으나 색깔은 회색이나 흰색계통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윈스톰 차량은 청주권에 모두 1400여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초 용의차량으로 추적하던 BMW 승용차와 전혀 다른 SUV인 윈스톰이 유력 용의차량으로 지목되면서 사고 후 경찰의 초동수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지난 10일 새벽 1시 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길에서 뺑소니 사고가 발생, 강모(29)씨가 숨졌다. 강씨는 임신 7개월된 아내의 임용고시 합격을 위해 화물차 운전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에도 새벽까지 일을 한 뒤 아내를 위한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 뺑소니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강씨를 ‘크림빵 아빠’라 부르며 관심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경찰이 공개한 CCTV 속 용의차량을 추적, 중고차거래사이트 ‘보배드림’ 등을 중심으로 BMW5 시리즈를 가장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지목했으나 결과적으로는 헛짚은 셈이 됐다.

지난 28일 국과수는 CCTV에 찍힌 용의차량의 번호판은 "판독 불가"라는 결과를 해당 경찰서에 통보한 바 있다. 용의 차량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BMW 5시리즈, 렉서스 등의 차량을 광범위하게 추정하면서 결국 수사는 원점에서 다시 수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사과정에서 저화질 CCTV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올해 41만 화소 CCTV 가운데 83대를 300만 화소급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2억7000만원의 예산을 세운 청주시도 사건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나머지 41만 화소급 72대도 교체 대상에 올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수사본부가 차려진 청주 흥덕경찰서는 크림빵 뺑소니 사망사고 조기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결정적인 단서를 제보하거나 신고한 시민에게 최대 5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신고 포상금과 별도로 피해자 가족도 현상금 3000만원을 내걸고 시민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뺑소니 사고 피해자 강씨의 부인은 2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사고가 난 뒤 마음이 안 좋았는데 많은 분들이 자기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도와주셔서 마음의 위안이 정말 많이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현재 7개월된 아이에 대해서도 “건강하다”고 밝혔다.

‘원점수사’에 나선 경찰이 유력 용의차량을 특정하면서 얼마나 빠른 시일 안에 번호판 등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 범인을 검거할 수 있을지 청주흥덕경찰서 수사본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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