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기 편집국 부장(영동 담당)

김국기 편집국 부장(영동 담당)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비뚤어진 언론관이 세간의 논란거리다.
기자들과의 오찬자리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그의 기고만장함이 온 세상에 드러났다.
박세복 영동군수도 취임 초기 군수실에서 직원들이 듣는 가운데 기자들을 향해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퍼부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정치인이 언론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국민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언론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좋은 말만 듣고 정당한 비판에 귀를 닫아서는 안된다.
그 역시 취임 직후 고향 심천면을 방문했을 때 농협서 만난 한 주민으로부터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막말을 듣는 봉변을 당했다. 군수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후보시절 그는 음식업조합에서 군의원 후보였던 기자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둘만은 서로 욕하지 말고 잘해 보자”고 했다. 그는 각종 루머에 시달려 괴롭던 터였다.
“그러겠다”고 했다. 이해관계를 떠나 과거 5년간 기자와 지사장으로 지낸 옛정 때문이다.
한 번은 하상주차장에서 관광버스 인사 도중 뜬금없이 “(공무원인) 식구 승진할 때 안됐냐”고 물었다.
“할 때가 됐다”고 했다. 생뚱맞기도 하고 질문 의도에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이미 밖에서 ‘내가 군수 되면 어떡할려고 그러냐’는 식의 그의 발언을 종종 들어오던 터였기 때문이다.
그는 당선 뒤 첫 인사에서 승진순위 안에 있던 아내를 배제했다. 남자답지 못한 치졸한 행동이다.
한 면장에게는 ‘도와주면 기획실장을 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그 면장은 말을 듣지 않았는지 그 자리는 다른 사람이 꿰찼다.
인사를 앞두고 한 부서와의 식사자리에서는 특정인의 5급 승진을 공언했다가 반영하지 않았고, 사무관 도 인사교류 부서도 부서장들에게 사전 말 한마디 없이 바꿨다는 말도 나돈다.
사람들은 말로 그 사람의 인품을 평가한다. 공인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은 무게를 더한다.
말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선행돼야 한다. 군민은 접대성 멘트를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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