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6일 5·16 쿠데타(군사정변)에 대해 "역사적 사건을 국가 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는 관점에서 보면 5·16은 국가 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그때 우리가 굉장히 북한보다 어렵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오전과 오후 몇 차례 질의 순서에 걸쳐 5·16의 정의를 반복적으로 묻자 결국 청문회 공개 부분 마지막 순서에서 "정회 시간에 연구했다. 법률적으로 학술적으로 쿠데타라고 하는 것을 다시 봤다. 그 정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오전 청문회에서 "(5·16 쿠데타의) 용어에 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관련해서는 "(이런 일을) 안 할 것이다. 그 의지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 보도 등은 국정원이 수사 내용을 과장해 언론에 흘린 것이라는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의 주장에 대해 "원장이 되면 (진위를) 조사하겠다"면서 "(국정원이) 사실 관계를 알아보고 있다는 보고는 받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솔직히 내 생각에는 주눅이 들었다"면서 "국정원은 지금 적극성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국정원의 사기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정치 개입에 무리하게 휩싸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국정원을 망치는 길"이라며 "국정원은 불미스러운 과거와 절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국정원이 망가지면 안보가 흔들린다"면서 "작금의 안보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약화시키는 것은 역사적 범죄이다. 나는 결코 역사적 범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장남과 차남이 삼남의 건강보험 피보험자로 등재된 것이 법령상 적절치 않다는 평가에 대해 "동의한다"고 답했다.

과거 언론 기고문에서 용산 참사를 '폭동'에 비유한 데 대해 "어휘가 사려 깊지 못했고 부적절했고 용어 때문에 상처받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자성한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북한의 금강산댐 수공(水攻) 위협설 조작 의혹과 관련해 "그것은 조작이 아니었다"면서 "그것을 당시 정치권에서 어떻게 이용했는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 소관이 아니어서 언급하기 어렵고, 갖고 있던 실체적 정보는 내가 관여하는 바였는데 정말로 좋은 정보였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