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난폭운전…청주시내버스 불만 ‘여전’
홈페이지·전화 외 민원접수 방법은 ‘태부족’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직장인 정모(여·23)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출근길 버스기사가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한손으로 버스를 몰고 있었던 것. 한손으로 전화통화에 문자메시지까지 보내면서 출근길 복잡한 시내를 경적까지 울리며 내달리는 모습에 A씨는 “아연실색했다. 너무 겁이 나 그대로 버스에서 내린 뒤 다른 버스를 타고 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여·29)씨도 비슷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가 탄 버스는 오후시간 퇴근길 차량정체가 시작되자 무작정 버스 머리를 들이미는 등 위협운전을 했던 것. 경적을 울리며 급하게 차선을 바꾸는 행동에 버스승객들이 운전기사에게 안전운전하라고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정씨나 이씨는 청주시에 민원을 넣진 않았다. 정씨는 “신고하려하니 ‘유난 떤다’는 말을 들을 것 같았다”며 “막상 신고하려니 인터넷 외엔 별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청주지역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위협운전’과 ‘무정차’, ‘정차시간준수’ 등 기존 민원 외에도 운전기사의 안전벨트 미착용, 운전 중 전화통화 등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평소 버스를 타고 청주 육거리시장을 출퇴근한다는 김모(62)씨는 “과속방지턱을 무시한 난폭운전이나 끼어들기, 급제동·급발진도 심각하다”며 “노인들이 짐을 들고 승차하면 몸을 가누기도 힘든데 그대로 급출발하면서 심술을 부리는 일도 있다”고 토로했다.

청주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의 ‘청주시에 바란다’에도 매주 버스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으며, 버스승객 뿐 아니라 차량 운전자들이나 보행자들이 난폭운전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청주시는 민원사항에 대해 운수업체 측에 통보하고, 서비스교육을 점검하고, 강력한 행정지도를 벌이는 등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는 ‘교통선진화 실무추진단’을 운영, 각종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경찰도 버스의 도로 위 법규위반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버스의 교통사고는 대형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법규준수가 필수”라며 “사고예방을 위해 버스 등의 법규 위반사항에 대해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다 불만이 생겨도 신고하기는 쉽지 않다. 청주시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시, 운수업체에 직접 전화를 거는 것 외에는 민원접수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용객 불편을 접수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교통불편신고엽서함이 버스 안에 운영되고 있으나 실제로 찾기는 쉽지 않다. 일부 버스에는 발송기간이 만료된 엽서가 그대로 넣어있거나 발송할 수 있는 엽서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노인들의 경우에는 전화를 하지 않는 이상 불만이 있어도 털어놓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시민 이모(77·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우리처럼 인터넷을 못하는 노인들은 전화로 민원접수를 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진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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