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섭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경사

 

우리나라의 술 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말 들이 있다.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중에 함께 술을 마시다가 힘이 들어 중간에 집에 가는 것을 보고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도망간다고 한다는 것이다. 술 먹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문화가 되어버린 현실이다. 일부 동남아시아에서도 추악한 음주 행태에 넌덜머리가 나 ‘어글리코리안’이라며 한국 사람을 손님으로 받지 않는 음식점도 존재 한다.

직장에서는 어떠한가?

음주문화는 직장 생활의 연속으로 스트레스를 술로 해소하기도 한다.

우리의 회식 문화를 살펴보자. 1차는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다. 2차는 보통 입가심이라며 장소를 이동해 맥주를 마신다. 이렇게 하여 당구장·유흥주점·포장마차까지 3, 4차로 이어지는 것이 다반사이다. 오로지 술만 마시는 것이 일상이 돼버린 밤 문화의 현실이다.

대학교에서는 어떠한가?

대학 또한 다르지 않다. 선배가 따라주는 술을 마다하지 못하고 술을 마시다가 해마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른다. 꽃다운 나이에 인생을 마감하게 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1인 소주 연간 소비량이 무려 84병이다. 이는 맥주, 막걸리, 와인 등은 제쳐둔 결과다. 술 소비가 적은 선진국에 비하면 상당한 양이다.

그런데 112신고 건수 중 음주와 관련된 신고는 약 40%에 이른다. 지구대에서 음주단속을 하다 보면 여성들도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단속을 당한다. 최근 5년간 여성 음주사고 비율이 매년 30.4%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다 보면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길을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술을 마시며 밤을 새우는 문화는 바뀌어야 하며 개인, 가정, 직장, 각종 인간 관계가 있는 모임, 접대 문화, 직장 내 업무의 연속성이 있는 술 마시는 회식 문화, 경제가 어려워져 술 소비량이 느는 것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 그럼 저녁모임 문화부터 바뀐다면 어떨까?

저녁모임의 구성원 다수가 동의하면 술과 함께 하는 모임 대신 식사로만 하는 것이다. 저녁 시간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모든 모임을 다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낳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치인을 갖게 된다’고 한다. 나의 정신과 신체는 내가 챙겨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술로 인해 부작용이 생겨서도 안 된다. 이어 개인과 가정, 사회가 병들고 파괴되질 않길 바라며 나와 가정, 우리를 서로서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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