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집중 견제 속에도 3홈런, 출루율 3위, 볼넷 1위

(동양일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태균(33)이 정교함을 유지하면서도 멀리 치는 능력도 되찾았다.

"타율 0.330에 30홈런이 가능한 선수"라는 김성근(73) 감독의 평가대로다.

▲ 14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경기. 한화 김태균이 3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5.4.14

김태균은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1-3으로 뒤진 3회말 2사 1루, 삼성 오른손 에이스 윤성환을 공략해 좌월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한화는 이날 5-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4승 1무 11패, 2013년 4승 12패, 2012년 6승 13패 등 한화는 삼성과 상대 전적에서 처절할 정도로 밀렸다. 지난 3년 동안 한화는 최하위(2012·2013년 8위, 2014년 9위)에 그쳤다.

김성근 감독은 "4년 연속 1위를 하고, 우리와 상대 전적에서 크게 앞섰던 삼성과 맞대결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선수단 사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 승리는 그만큼 의미가 컸다.

김 감독이 꼽은 승리의 주역은 동점포로 분위기를 바꾼 4번타자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이 중요한 순간에 커다란 아치를 그린 점이 김성근 감독을 더욱 흐뭇하게 했다.

김태균은 국내 최정상급 타자다. 김 감독은 김태균이 '거포'란 타이틀도 함께 얻기를 바랐다.

김태균은 2008년 홈런왕에 올랐지만, 이후 홈런보다는 타율에 더 신경 썼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상대 투수는 상대적으로 약한 한화 타선과 맞서면 김태균을 집중 견제했다.

김태균은 '볼을 고르고, 스트라이크만 치는' 순리를 따랐다. 홈런은 점점 줄었다.

2010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21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2012년 한화로 복귀한 후 3시즌 동안 단 한 번도 20홈런을 넘기지 못했다.

대신 타율과 출루율이 상승했다. 김태균은 2012년 타율 0.363으로 개인 최고 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 0.365로 타율을 더 끌어올렸다.

현역 선수 중 두 차례 이상 타율 0.360을 넘긴 타자는 김태균뿐이다.

2012·2013·2014 김태균의 출루율은 무려 0.474·0.444·0.463이었다. 두 차례 타석에 서면 한 번은 출루한다는 의미다.

김성근 감독과 만나면서 김태균은 '거포의 꿈'을 다시 키웠다.

김 감독은 최근에도 김태균의 타격 훈련을 직접 지휘하며 '타구를 멀리 보내는 법'을 연구했다.

1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한 김태균은 12일 롯데전에서 다시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14일에도 홈런을 쳤다. 홈런 3개가 최근 4경기에서 나왔다.

김 감독은 특유의 출루 능력을 보존하면서도 장타력을 되살린 김태균을 보며 "정말 대견하다. 인내심을 갖춘 정말 좋은 타자"라고 흐뭇해했다.

김태균을 향한 공의 47.9%가 볼이다. 14일까지 상대 투수는 김태균에게 225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 중 103개가 볼이었다.

김태균은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볼을 골라냈다. 13개의 볼넷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고, 5할에 가까운 출루율(0.481·3위)을 기록하고 있다.

기회가 많지 않지만, 스트라이크가 오면 때린다. 장타율 0.639로 이 부문 3위. 김태균은 홈런과 장타 수(6개)에서는 공동 10위에 올라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 때 김태균을 보고 "간판타자임에도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겸손하다"고 칭찬했다. 김태균에게 "주장을 맡아달라"고 청한 이유다.

그리고 김태균의 능력을 더 끌어내고자 했다. 김태균은 성실하게 강훈련을 소화했고, 그 효과가 정규시즌에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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