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현 음성경찰서 경무계장

 

따뜻한 봄철이다. 봄은 곧 영농의 시작을 의미한다. 봄철을 맞아 영농 준비에 분주해 질 수 밖에 없는 농촌, 이 틈을 타서 비우기 일쑤인 농촌주택들을 대상으로 한 빈집털이가 우려된다. 특히나 농촌지역의 노인 수의 증가 및 고령화가 점점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우리 농촌은 점점 사회변화나 위기, 범죄, 사고에 대처하는 능력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재 음성군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16%를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되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1인 가구를 이루고 있는 독거노인이다. 순찰을 하다 농촌마을을 방문해 보면 60대는 젊은 축에 들고 70~80대 어르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농촌의 현실이다. 농촌마을은 도시와는 달리 지나다니는 행인이 적고,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게 사실이다. 이런 허술한 점을 이용하여 절도범들은 빈집털이를 노리기 마련이다. 농가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현금, 금품뿐만이 아니라 지역농산물 등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농가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욱이 농산물의 도난피해는 수년간 구슬땀을 흘려가며 정성을 다해 가꾸고 수확하였기에 정신적 충격이 훨씬 클 것이다.

4~5월 들어 농가에서 빈집털이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봄철을 맞아 영농준비로 분주한 농가에서 집을 비우게 되는 시간이 증가하는 반면, 누구나 출입이 자유롭고 방범시설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빈집털이범 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급증하고 있는 빈집털이 범죄 예방 방법은 없는 것일까?

첫째, 철저한 문단속은 기본이다. 열려있는 문은 빈집털이범에게 “어서 들어오세요”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외출 시에는 문단속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마을 단위로 단체관광을 가거나 기타 개인 사정으로 집을 비울 경우, 사전에 관할 파출소로 연락하여 예약순찰을 실시한다. 집을 비운다는 사실을 알리면 경찰이 순찰 계획을 세우고 집중순찰을 하는 방식이다. 예약 순찰제 신청에는 별다른 격식이나 규정이 없다. 간단히 전화만 하면 된다.

셋째, 농촌 마을의 특성상 이웃 주민이 집을 비울 경우 미리 이야기하여 서로의 집을 봐주거나 낯선 차량, 오토바이, 낯선 사람이 눈에 띄면 마을 이장이나 112로 신고하고 차량번호나 특징을 적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고가의 귀중품은 집이 아니라 파출소에 보관하도록 한다.

넷째, 통장에 비빌 번호를 적어 놓아선 절대 안 된다. 농가 어르신들은 통장의 비밀 번호 분실을 막기 위해 통장에 적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또한 범인의 범행 동기가 된다.

영농철과 행락철에 빈집털이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따스한 봄을 맞아 이번 주말에 가족과 함께 즐거운 나들이를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님의 안부도 묻고, 일손도 돕고, 빈집털이 예방도 되고 자녀에게 효도 실천을 몸소 보여주는 그런 영양가 있는 봄나들이를 해보자. 누구나 즐겁고 보람찬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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