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논설위원 / 영동대 교수)

백기영(논설위원 / 영동대 교수)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열기가 대단하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되어 온 도시재생사업은 이제 도시정책의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각 시, 군에서는 도시재생 전담부서를 만들고 도시재생 조례를 제정했다. 도시재생대학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재생사업과정에 참여하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도시마다 재생전략계획을 수립하고 활성화계획에 착수하여, 활성화지역을 선정하고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마련하면서 강조되어야 하는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우선 도심쇠퇴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한다. 원인을 알아야 대책이 나온다. 쇠퇴의 원인은 각 도시마다 공통적인 것도 있겠고, 특별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도심쇠퇴의 원인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쇠퇴의 현상도 정확하게 직시하도록 현장감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원인대처형 처방이다.
또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여러 자산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담겨야 한다. 유형, 무형의 지역자산을 목록화하고 체계화하며, 창조적 안목으로 자산의 잠재력을 바라보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방식을 찾아내자. 이것이 도시재생의 비전이고 전략이 되는 것이다. 비전과 전략은 잠재력을 최대화하도록 집중화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다른 도시와 차별되는 그만의 도시다움을 만들어내게 된다.
활용가능한 장소와 자원을 집약하고, 폐철도, 폐도 등의 유휴부지, 빈점포와 빈집 등의 유휴시설을 다시 바라보자. 예전에 문화적 향수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지역경제의 핵심역할을 수행했던 시설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 오래된 지역기업과 학교와의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과 사회경제적 활동을 재생과정에 담는 것도 긴요하다.
도시재생 사업을 초점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사업의 단순한 나열로는 곤란하다. 전략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핵심사업을 만들자. 전략적 목표를 정량화하고 사업의 프로세스를 명료하게 세우며, 사업의 파급효과를 제시해야 한다. 물리적 사업과 프로그램사업을 결합하여 지역단위의 공간에 할당해 가야 한다. 사업간의 위계와 순위를 체계화해 보자. 상권활성화를 위해서 사회적 기업과 같은 커뮤니티형 기업을 육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가야 한다.
사람과 조직 중심적 처방도 강조되어야 한다. 사업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적 재생이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끌어가는 사람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의 주인은 지역에 헌신적이고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들이 도시재생을 이끌도록 조직의 틀을 제공하고 지원해야 한다. 도시재생대학, 재생지원센터, 전문 코디네이터 등이 적절한 역할을 부여받고 책임있게 움직여야 한다. 도시에 젊은 인재들이 머물고 찾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교육과 취업여건의 개선이 중요한 이유이다. 젊은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및 기술개발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서 새로운 가치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자.
우리가 도시재생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명확하다. 주민주도적인 사업추진으로 유휴시설을  재창조한다. 지역경제 주체들을 보듬아서 새로운 일자리 확대와 경제 자립도를 높여 나간다. 낙후된 원도심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새로운 인구를 유입한다. 지역내 다양한 자산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지역의 문제와 지역자산 활용방안을 공동으로 고민하는 지역 발전의 주체로서 커뮤니티를 활성화한다. 역사 및 문화적 장소에 활력을 부여하고 다양한 컨텐츠 개발을 통해 방문객을 획기적으로 유치한다. 다양한 산업이 분포하면서도 특색있는 삶의 정주공간을 가꾸어 나간다.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주민 주도의 협력과 소통의 모델이 되는 도시를 지향한다. 이것이 우리가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목표이자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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