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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우리말로 만나는 2천년 전 '동양의학'
순 우리말로 만나는 2천년 전 '동양의학'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5.06.08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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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명 충북예고 교사, '황제내경-소문' 발간

국어 교사가 우리말로 쉽게 풀어낸 ‘황제내경-소문’이 발간됐다.

지난해 말 고려가 남김 침술 경전 ‘고려침경 영추’를 펴내며 눈길을 모은 충북예고 교사 정진명(56)씨가 최근 내놓은 책이다.

침뜸 공부 중 병에 대한 처방과 지나치게 어려운 이론이 일반인의 접근을 막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반인을 위한 안내서 ‘우리 침뜸 이야기’와 ‘우리 침뜸의 원리와 응용’을 출간하기도 했던 정씨. 좀 더 깊이 공부하고자 동양의학의 뿌리인 의학철학에 파고들었던 그는 ‘황제내경’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역시 번역된 책들이 원문만큼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황제내경’은 2000년 전의 의원들이 수많은 논쟁을 통해 얻어낸 귀한 경험과 이론을 정리한 책이다. 특히 ‘황제내경’ 2권 중의 하나인 ‘소문’은 동양의학의 밑바탕을 이루는 책이다. 세세한 처방이나 해결책보다는 몸과 병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가 하는 의학 철학으로 채워졌다. 주해자인 정씨는 이 책을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소박한 철학책 수준”이라고 평했다.

그는 “실제 처방이 별로 없으니 실용서로서는 실격이다. 바로 이 점이 의원들조차도 별로 읽지 않는 묘한 책이 된 사연”이라며 “처방집을 읽으면서 드는 의문을 풀어보려고 조금만 더 파고들면 이 책의 가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영롱한 빛을 낸다. 처방이 아니라 처방의 원리를 드러내주는 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학이 철학이 아닌 방법에 머물러서는 풀 수 없는 것이 난치병”이라며 “이 절실한 상황에서 ‘황제내경’은 난치병을 넘어서는 한 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문’과 ‘영추’ 둘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 ‘황제내경’. ‘소문’이 의학 일반론에 관한 것이라면, ‘영추’는 처음부터 침뜸을 염두에 두고 편성되고 쓰인 침책이다. 정씨는 지난해 펴낸 ‘고려침경 영추’를 통해 고려에서 진상된 ‘침경’이 송나라 교정의서국에 의해 그동안 ‘황제내경’으로 둔갑해 중국의 유산으로 내려왔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황제내경’은 곧 ‘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옮기면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한 것이 용어 문제”라고 토로한다. 될수록 쉬운 우리말로 풀고자 했고, 가능한 한자말을 뺐다. 지극히 평범한 이들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다.

정씨는 1960년 충남 아산 출생으로 충북대를 졸업했다. 1987년 ‘문학과비평’에 시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한국의 활쏘기’, 시집 ‘회인에서 속리를 보다’ 등을 발간했다.

학민사. 500쪽. 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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