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산

뽕나무 한 그루 베어진다.

너도밤나무 개복숭아나무 돌배나무

모두가 이름 잊은 채

밑동 잘려 나가는 것

바라보고만 있다.

 

뽕 대신 실한 오디를

언제 잘려 나갈지 모를

묵은 가지에서 내어놓는데

생전에 누가 너의 본 이름을

한 번이라도 불러준 적 있느냐.

 

평생 날품으로 살아가는 애비를 둔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본다.

 

오디나무야

오 디 나 무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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