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충북대 교수 “2도만 변해도 어류 악영향”
수온상승·생태계 교란…온천 주변 자정능력 상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경북 상주 지주조합이 추진하는 문장대 온천이 개발되면 상온을 웃도는 오수가 사시사철 방류돼 하류인 괴산 등 충북지역의 하천오염과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영철 충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오는 16일 충북도의회 주최 ‘문장대 온천 개발 반대 토론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 교수는 14일 미리 공개한 ‘온천수가 하천 생태에 미치는 영향’ 발제문에서 문장대 온천 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온천 오수에 따른 하천 오염은 차치하더라도 하천의 수온 상승이 독성 물질 증가, 어류 폐사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천에서 배출되는 오수로 수온이 상승하면 하천의 미생물이 활성화되고 유기물 축적이 가속화된다. 결국 용존 산소량이 감소해 하천의 자정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전북 고창의 석정온천과 익산 왕궁온천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연구 자료를 소개하며 “두 온천 부근의 하천 모두 생태계 질서가 교란됐고 어류의 서식지가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석정온천 인근의 경우 소하천변 침전 퇴적물의 니켈, 철, 아연, 구리, 납 농도가 높아졌고, 방류 지점에서는 기온이 낮을 때에도 남조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왕궁온천 부근 하천에서도 암모니아성 질소 농도가 인접한 만경강 상류 하천보다 50∼200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두 온천 인근 하천에서는 물속 돌에 끼는 부착조류가 무더기로 출현했다. 이런 현상은 하수·폐수 처리시설이나 냉각수를 배출하는 발전소 등 인근 하천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이다.

환경 폐해 이외에 생태계의 급속한 변화도 우려된다.

조 교수는 “물고기는 2도의 수온변화만 있어도 분포, 성장, 번식, 회유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며 “이동 능력이 낮은 토착성 어류의 경우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어류 서식지가 파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치어는 수온 변화로 물의 밀도나 점도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 즉시 폐사할 수 있어 수온변화가 ‘하천 생태계 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온천 오수 방류로 인한 수온 상승은 하천의 수질 저하와 생태계 교란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런 영향은 수온이 낮은 겨울철에 더 심하다“고 강조했다.

문장대 온천개발을 추진하는 경북 상주 지주조합은 첨단공법으로 오수를 정화, 현행법상 환경기준(10ppm)보다 낮은 3ppm 이하로 맞추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온천이 일단 개발된 뒤 법적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방류하더라도 따질 도리가 없게 된다.

특히 지주조합이 대구지방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본안보고서에 완충 저수조 설치계획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으로 방류 오수의 온도를 몇도에 맞추겠다는 내용이 없다. 하루 2200t의 따뜻한 오수가 방류된다면 괴산지역 하천 생태계에 ‘재앙’이 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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