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지친 모습으로 돌아보지 말자

어제의 무관심에 깨어져 버린

입버릇처럼 말해 왔던

이루지 못한 꿈들은 이제

들추어 내지 말자

 

먼 길 떠나

서른하나의 여름을 달려온

이 땅덩이 위에 이제

나만의 자국을 남겨야 한다

 

울음 그친 바다만큼이나

그 바다 위

벌거벗은 바위만큼이나

홀로 지켜서야 한다

 

지친 모습으로 돌아보지 말자

바람은 새들의 노래를 전하고

연약하던 잎들은

여름 볕에 저렇듯 푸르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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