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골프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 둘째 날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박인비는 8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6천519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 트리플보기 1개를 기록, 3오버파 75타를 적어냈다.

전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는 깔끔한 플레이로 공동 선두에 올랐던 박인비의 순위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로 공동 7위로 내려갔다.

출발은 좋았다. 박인비는 전반 첫 번째 홀인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1라운드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내기는 했지만, 5언더파를 유지하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후반 들어 파 행진을 하던 박인비는 6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를 쳤다.

1라운드 경기 후 우승을 위해 "집중 공략하겠다"며 노렸던 파5 홀에서 나온 실수였다.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나무들 사이의 러프로 떨어졌다. 박인비는 나무 틈 사이로 낮은 샷을 날려 공을 빼내려고 했지만, 잘 날아가던 공이 나뭇가지를 맞더니 하필 다른 나무 바로 뒤에 떨어졌다.

세 번째인 칩샷으로 공을 나무 뒤에서 빼냈지만, 페어웨이에 안착하지는 못했다. 박인비는 우드로 네 번째 샷을 날렸으나 공이 홀에서 75야드 떨어진 반대쪽 러프에 떨어졌다. 이어 웨지로 그린 위를 공략했으나 공이 그린에 못 미쳤다.

여섯 타 만에 박인비는 핀 약 1m 거리 그린에 올렸다. 하지만 첫 번째 퍼트가 홀을 벗어나는 불운까지 겹쳐 두 번째 퍼트만에 공을 홀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인비는 흔들리지 않고 이후 3개 홀을 모두 파로 막아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지난 4일 귀국,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누적된 피로가 경기력에 영향을 준 모습이다.

박인비는 경기 후 "몸이 힘들다기보다는 경기가 안 풀려서 몸이 힘들다"며 "올해 첫 트리플보기였는데, 그래도 이후 보기 위기를 잘 막았다. 오늘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지만, 내일도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시각 단독 선두는 신인 최은우(20·볼빅)다. 최은우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치고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9년간 호주에서 홀로 골프 유학을 하고 지난해 입회, 올해부터 정규투어에서 뛰는 최은우는 "원래 상위 20에 드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왕 상위권에 올라온 만큼 '톱 10'에 들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와 같은 조인 고진영(20·넵스)은 전날에는 버디 없이 보기 1개에 그쳤으나, 이날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고 중간합계 이븐파 144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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