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우리는 요즘 과학만능이라고 생각하고 스마트폰과 각종 기기에 의존해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각박해진 인간성을 회복하고 삶의 멋을 느끼는 방법은 박제되어 도서관에 파묻혀있는 인문학을 다시 역사 현장으로 끌어내어 일상의 생활과 함께 접촉하는 태도와 그 실천입니다.”

자연과학자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발로 쓴 인문학 서적 ‘인문학, 길 위를 걷다’가 출간됐다.

김치경 충북대 미생물학과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인문학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직접 답사하며 생생하게 풀어낸 역사문화 탐방기다.

평생을 생명과학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다 정년퇴임을 한 저자는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서야 인문학에 깊이 매료된다. 인문학에 빠진 그는 6년여 간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동행하며 직접 보고 경험한 자신의 체험기를 책으로 펴내기에 이른다.

저자는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풀어주고 새로운 삶의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길 위에서 체험하는 인문학”이라고 밝힌다.
‘길 위의 인문학’은 주민들이 역사, 철학, 문학 등 인문학자들의 강연을 듣고 함께 탐방에 참여해 생활 속에서 인문학을 체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함께 한 저자는 독자들에게 인문학을 통해 미처 몰랐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마음의 여유와 평온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국립생태원 원장은 “평생 생명과학자의 길을 걸으며 보았던 자연의 길을 또다시 인문학의 눈으로 다시 걸으며 쓴 이 글들은 생명이라는 화두를 올곧게 붙들고 있다”며 “인문학자가 이끈 ‘길 위의 인문학’과는 사뭇 다른 통섭의 연륜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서울대 사범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충북대 자연대학장, 유전공학연구소장, (사)한국미생물학회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저서로 ‘대학인의 낭만과 도전’, ‘청강의 여울물소리’ 등이 있다.

개미. 440쪽. 2만3000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