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앞두고 국외 출장도 강행…'막무가내' 행보 계속

(동양일보) 조남풍 재향군인회(향군) 회장이 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의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막무가내식' 행보를 계속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31일 보훈처와 향군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보훈처가 임용 취소 명령을 내린 인사 25명 가운데 21명을 재임용했다.

보훈처는 지난 7월말 향군 특별감사에서 25명이 공개채용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임용된 점 등을 들어 한 달 안으로 이들의 임용을 취소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사퇴했으나 향군은 나머지 23명을 해임한 다음 21명을 공개채용 절차 등 형식적 요건을 갖춰 다시 임용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향군회장 선거 당시 조 회장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로, 향군 안팎에서 부적격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향군은 이들 가운데 나이가 58세 이상으로, 채용 연령 제한 규정에 어긋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연령 제한이 없는 고위직에 재임용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현재 향군으로부터 특별감사 이행 자료를 받아 검토하는 중"이라며 "명령 불이행이 확인되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훈처가 검토 중인 제재에 조 회장의 직무정지 처분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국정감사 기간과 겹쳐 논란을 빚었던 국외 출장도 보훈처의 자제 권고를 무시한 채 강행했다.

그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출국해 미국·멕시코 방문 길에 올랐다. 9월 13일까지 미국 재향군인회 총회에 참석하고 하와이와 멕시코시티 한국 재향군인회 지부 설립 준비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향군 측은 보훈처 국정감사가 조 회장의 귀국 이후인 9월 18일로 잡혀 있어 그의 국감 출석도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국감 출석을 회피하고자 귀국 일정을 늦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9일에는 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 동대문체육관에서 '안보결의 및 청년단 전진대회' 개최도 강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향군 노조를 비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나붙어 이를 떼어내려는 노조원과 다른 직원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보훈처는 이 행사가 올해 사업계획에 없는 점을 들어 보훈처 승인을 받은 다음 개최할 것을 권고했으나 조 회장은 이를 무시했다.

향군 관계자는 "조 회장이 감독기관까지 무시하며 '막가파' 식 향군 운영을 하고 있어 검찰 조사 결과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현재 향군회장 선거비리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출국금지 명령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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