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위치 추적…이동경로 파악 등 연구자료 활용

▲ 국내 유일 황새 테마공원인 예산황새공원 내 습지에서 3일 진행된 '황새 야생 방사' 행사에서 황새(천연기념물 199호)가 힘찬 날갯짓을 하며 날아오르고 있다.

(예산=동양일보 이종선 기자) 한반도 들녘에서 자취를 감췄던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가 대학 연구기관에서 복원된 후 처음으로 힘찬 날갯짓을 하며 야생으로 돌아갔다.

국내 유일 황새 테마공원인 충남 예산황새공원 다목적 광장과 습지에서 3일 오후 3시부터 '황새 야생 방사'가 진행됐다.

이날 자연으로 날아간 황새는 한국교원대 내 황새복원연구센터에서 복원해 공원에서 보호하던 황새로, 성조 6마리와 유조(올해 태어난 어린 새) 2마리 등 모두 8마리다.

황새는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크게 줄었고, 결국 1994년 9월 그 많던 야생 황새는 자취를 감췄다.

2009년 문화재청 황새마을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예산군은 광시면 대리 13만5669㎡ 부지에 190억원을 들여 황새공원을 조성했다.

황새복원사업을 펼쳐온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에서 지난해 6월 이전해 온 황새 60마리와 올해 번식에 성공한 새끼 황새 14마리 등 모두 74마리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예산군은 안정적인 서식과 정착을 위해 2010년부터 황새공원 주변 논을 경작하는 농민의 협조를 바탕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황새 논살이 농법'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학적 네트워크를 복원하기 위해 휴경 논을 이용해 비오톱(둠벙)을 조성했고, 생태관로와 어도를 만들어 사라졌던 다양한 생물들이 다시 살 수 있게 노력했다.

이번에 방사된 황새들은 야생화 훈련장에서 쉬지 않고 2㎞ 이상 나는 훈련을 받아왔다.

넓은 수조에서 미꾸라지·붕어·메기 등을 직접 사냥하는 훈련을 통해 야생에서 생존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3개월 전부터는 위성장치 모형을 이용한 적응 훈련을 시작했고, 2주 전에는 실제 위성 장치를 달고 시스템 정상 작동 여부 등도 점검했다.

먼 거리에서도 망원경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숫자가 기록된 가락지도 부착했다.

황새 야생 이동경로 등은 생태 환경 연구자료로 활용된다.

현재 논·하천에서 서식하는 조류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백로·왜가리가 황새로 인해 지위가 바뀔지도 관심 사안이다.

한국교원대 측은 황새 서식지에 대한 공간 분석을 비롯해 생존·번식률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황새 10마리씩 야생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이날 열린 황새 야생 방사 행사에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황선봉 예산군수, 나선화 문화재청장, 무네하루 나카가이 일본 토요오카 시장, 지역 주민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황새는 귀중한 미래 생태 자원"이라며 "오늘 이후 한반도에서 예산이 고향인 황새를 자연에서 다시 만나는 날이 빨리 오기를 한마음 한뜻으로 성원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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