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러시아 시넬니코보-1 보루 1차 발굴조사

▲ 시넬니코보-1 보루에서 바라본 주변 모습.

(동양일보)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7∼8월 러시아 연해주 서남부 시넬니코보-1 보루(堡壘)를 발굴조사한 결과, 발해가 말갈을 복속시키고 고유의 방식으로 쌓은 유적임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이 보루는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발원해 동해로 흘러드는 라즈돌나야 강가 구릉 위에 자리하며, 발해의 지방 행정구역 15부 중 하나인 솔빈부(率濱府)에 속해 있었다.

조사단은 올해 조사에서 성벽과 문 터, 성내 공간으로 나눠 발굴을 실시했으며, 성벽의 남쪽에서 돌을 쌓은 흔적을 찾아냈다.

이에 대해 연구소 측은 "6∼7세기 만주 동북부와 한반도 북부에 거주한 말갈은 건축 재료로 흙을 주로 이용했다"면서 "석축 시설은 발해가 토착 집단인 말갈을 제압하고 고유의 방식으로 보루를 운영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성벽 단면 아래에서는 그을음이 남아 있는 말갈 시기의 건물지 일부가 발견됐고, 성 안에서도 토기와 직육면체 유물 등 발해의 전형적인 유물이 수습된 지층 아래에서 화재로 폐기된 말갈의 건물지와 구덩이가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 같은 결과가 발해의 영역 확장과 토착사회 편입, 발해의 말갈 관리체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조사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8년부터 추진 중인 연해주 발해 유적 종합연구의 일환으로, 러시아과학원 극동지부 역사고고민족지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소는 내년에 연해주 보루 2차 발굴조사를 실시한 뒤 올해 성과와 묶어 종합학술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