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오너로 첫 출석…TV 생중계 등 흥행 이벤트

지배구조·순환출자 등 초점…'롯데 형제의 난' 추궁도 예상

오후 2시 출석, 종료 시간은 미지수…롯데 "첫 출석인데 시간이라도…"

 

(동양일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석하게 되는 오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정치권은 물론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이 10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선다는 점과 현재로서는 정무위가 신 회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하는데 '성공'한 유일한 상임위라는 점이 맞물리면서, 이날 정무위 국감은 이번 국감 중 가장 '흥행'할 이벤트로 점쳐진다.'

TV 생중계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에서 진행되는 이번 정무위 국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 3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신 회장은 공정위 관련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다.

일반 증인은 오전 기관 국감이 끝나고 의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뒤 재개되는 오후 국감 때 국감장에 출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신 회장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17일 오후 2시께 국회 정무위 국감장에 들어와 일반 증인석에서 국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을 향해 쏟아질 질문은 주로 그룹 지배구조 관련이 될 걸로 전망된다.

특히 재벌개혁을 당 기조로 삼고 있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롯데 '형제의 난'을 통해 노출된 해외계열사를 통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순환출자 문제 등을을 도마 위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측이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의 소유구조에 대한 자료를 공정거래위에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놓고도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신 회장의 국적 문제,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등 가족과의 분쟁 전말 등에 대한 질문도 예상된다.

신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하려다 무산된 법사위나 국방위 등 다른 상임위의 관심사인 재벌개혁 관련 상법개정안, 제2롯데월드 허가 문제 등에 관한 질문도 함께 쏟아질 수 있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족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국민을 대신해 엄중하게 질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분명하게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은 "소유구조에 대한 자료제출 비협조 문제를 놓고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른바 '손가락경영', '황제경영'이라고 불려온 후진적 지배구조 행태를 어떻게 개선할지, 유통기업으로서 골목상권 침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집중적으로 묻겠다"고 '송곳질의'를 예고했다.

그러나 최근 포털뉴스 공정성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는 여당이 증인채택을 요구한 윤영찬 네이버 이사와 이병선 다음 카카오 이사도 함께 출석하는 만큼, 여야 간 이슈가 엇갈려 신 회장에 대한 집중도가 다소 떨어질 공산도 있다.

신 회장과 더불어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이 신 회장을 옆자리에서 보좌하는 역할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의 요구나 질문의 경중에 따라 신 회장은 증인석에 앉은 상태에서 무선 마이크를 잡고 답변하거나 그 자리에서 일어선 상태로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단상 앞에 나와 의원들의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한다.

신 회장의 국감 출석시간은 오후 2시로 정해져 있지만 국감장을 떠나는 시간은 미지수다. 20여명이 한차례씩만 질문을 하더라도 두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데다 추가 질의까지 계속 이어지게 되면 심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의원들의 증인 질문 양태와 질적 수준, 시간에 따라서는 대기업 총수를 불러놓고 반복질문으로 무작정 붙잡아둔 채 '군기잡기 국감'을 벌인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야당 정무위원은 "신 회장의 언어적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적 배려를 하는 것으로 의원들끼리 이야기가 됐다"며 "소요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신 회장이 얼마나 성의있고 성실하게 답변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롯데측은 그동안 여러 그룹 오너들이 국회 증인으로 채택되더라도 해외 출장, 신병 등을 이유로 불출석해왔지만, 신 회장은 10대 그룹 총수로선 처음으로 국감장에 직접 서기로 결정한 만큼 질의 시간이라도 최소화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신 회장이 국감 당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아시안 비즈니스 카운실(ABC) 포럼' 연례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점을 들어 롯데측은 국회를 상대로 읍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이 어떤 기조로 국감 답변을 이어갈 지도 관심사이다.

고심 끝에 직접 국감 출석을 결심한 만큼 '롯데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해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시종 '낮은 자세'로 답변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내분 사태를 딛고 롯데 그룹의 미래 경영비전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인을 증인으로 불러냈던 과거 국정감사를 되짚어보면 '신동빈 국감'도 질의 또는 답변 여하에 따라 생산적이지 않은 국감으로 흐를 우려도 없지 않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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