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회

풀이슬 오솔길을 동틀 때쯤 내친걸음

사투리 흠뻑 배인 느린 길에 실려 간다

첫 새벽 여섯 갈래 길 장이 서는 석교동.

 

닷새를 헤아리며 산 구비 도는 길에

벙시레 피어나는 어린 손주 아른거려

산마루 숨차 오르는 거 떡갈잎에 숨겼느니….

 

주름살에 고인 시름 고쟁이에 쓸어 담고

눈썹달 외로 비낀 귀갓길에 오른다

기러기 울음소리에 떠오르는 아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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