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청주의 마지막 향토백화점인 흥업백화점이 폐업하던 지난 6월 30일, 백화점 매장에는 물건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보다 이제 다시는 만나지 못할, 추억의 장소를 만나러 온 시민들이 더 많았다.

흥업백은 1990년 청주시 상당구 성안로(북문로 1가)에 순수 지역자본으로 개점 했다. 첫해 2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당시 진로백화점과 함께 지역 유통업계를 이끌었다.

이후 1995년 부도를 맞고 16년간 법정관리를 받아오면서도 백화점을 아끼는 중·장년층의 꾸준한 발길로 한해 1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낼 정도로 흥업백은 청주시민들에게는 단순한 백화점을 넘어 추억의 장소였다.

이 때문에 2011년 12월 LS네트웍스에 당시 헐값 논란이 일 정도로 싼 가격인 135억7200만원에 매각될 때도 시민들은 고용승계와 영업활동 보장이라는 LS네트웍스의 약속을 믿고 응원을 보냈다.

흥업백 폐점 취재현장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딱히 살 물건은 없지만 젊을 때부터 다녔던 흥업백이 마지막 영업을 한다고 해 찾아왔다”며 “이 백화점은 상점의 기능뿐만 아니라 청주시민들에겐 만남과 추억의 장소였다. 문 닫는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LS네트웍스는 ㈜건동이 잔금 납기일을 어겨 매각이 무산되자 흥업백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지역의 마지막 향토백화점으로 시민들의 아낌을 한몸에 받았던 흥업백화점을 이번처럼 자금력 없는 신생유통법인에 떠넘겨서는 안된다.

흥업백이 건실한 새 주인을 맞아 옛 명성을 되찾고 청주 성안길 상권 활성화에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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