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판길 충주시 건축디자인과 도시재생팀장

 

“마을 만들기를 할 때,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세요.”

얼마 전 농림축산식품부 교육 때 전문관에게 들은 인상 깊은 한마디였다.

사실 자연스런 생각의 흐름은 ‘어떻게 하면 투자대비 더 많은 수익을 올릴까?’, ‘무엇을 하면 이 곳에 많은 관광객이 올까?’ 등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마을을 단장하고 개선한다는 본질은 잊고 본질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 서로 논쟁과 대립을 하다가,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겠다는 비극적 결말에 이르기도 한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너무나 못 살고 가난했던 우리가, 가난만은 벗어나고자 한마음으로 동참했던 범국민적인 사업이었다.

40년 전 가난만 벗어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가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상대적 빈곤감은 더 커졌다.

근래 들어 시작된 ‘마을 만들기’ 사업은 잘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기위한 사업이다.

작은 공동체를 중심으로 우리네 마을이 살고 싶은 곳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마을 만들기는 시작된다.

‘마을’은 한자어로 ‘동(洞)네’다. 한자로 보면 ‘함께 물을 먹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즉, 우물을 기준으로 함께 물을 먹는 범위가 동네이며, 마을이라는 의미다.

충주시 용산동에 있는 대림아파트 주민들은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국화꽃을 심기 시작했다.

그냥 단순히 국화꽃을 심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에 버려진 공간이었던 뒤편 화단에 국화꽃을 심어 주민들이 즐겨찾는 꽃밭 산책공원으로 변화시켰다.

꽃밭 산책로는 널리 알려져 인근 유치원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인기 있는 장소가 됐다.

이에 힘을 얻은 주민들은 이번에는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성남초등학교로 눈을 돌렸다.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물론, 이곳을 지나가는 아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보행로에 화분을 설치하고 나무를 정리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지나가는 차가 보이도록 조성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많이 걷는 길에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해 가로변 난간에 꽃화분을 조성했다.

아이들은 계절별로 피어나는 예쁜 꽃을 보며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살고 싶은 마을’은 어떤 마을인가?어떤 마을에 살면 우리는 행복할까?

위키백과사전을 보면 클로버의 상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준다.

우리에게는 ‘네잎 클로버가 행운을 가져다 준다’ 는 의미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잎 클로버’가 평안을 상징한다는 것은 잘 모르는 분이 많다.

그래서 ‘네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 ‘세잎 클로버’를 무심히 밟고 지나간다.

찾기 힘든 행운을 쫓아가지만, 평범함 속의 평안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 마을이 살고 싶은 행복한 마을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려고 커다란 수익시설을 유치하려 애쓰고 남달리 유명해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느끼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공동으로 노력할 때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생각된다.

살고 싶은 마을은 우리가 늘 접하는 일상을 소중히 볼 줄 알고, 그 평범함 속에 있는 것들을 가꾸며 실천하는 사람과 그것을 공유하는 마을에 행복과 함께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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