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 이동희(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일들이 존재한다. 이런 저런 다양한 일을 하며 얽히고 섥히고 참견하며 함께 어우러져 산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말들이 있다. 지난 주에는 한글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기는 한글날이 있었다. 한글의 우수성과 창시자인 세종대왕을 위업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한글과 대한민국의 존재를 일깨우는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 우리의 고유한 한글이 지금은 젊은 층의 줄임말로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다. 하지만 수천년 동안 사용되어온 좋은 언어들은 오늘날에도 통용되며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현재 주변에 사용되는 말로 오지랖과 주책바가지가 있다. 이는 젊은 층이 남침과 북침의 의미는 구분 못해도 오지랖과 주책바가지는 구분하고 이해하는 이가 많다. 우리 주변의 삶을 돌아 보면 주위에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성품이 외행적이고 밝으며 아주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이다. 더불어 주책바가지라는 소리를 듣는 이도 악의가 있거나 못된 사람이 아닌 순수한 영혼을 지닌 우리의 친근한 이웃들이다. 이런 다양한 사람이 만나 함께 어우러져 사는 것이 인생이다. 따라서 오늘은 삭막한 경쟁의 시대에 필요한 우리 자신의 모습이고 그런 품성을 배워도 좋은 오지랖과 주책바가지에 대하여 논해 보자.
  오지랖이란 무엇인가? 오지랖은 웃옷 혹은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말한다. 오늘날 많이 사용하는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 참견하는 면이 있는 사람을 의미하거나 염치없이 행동하는 면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이 말은 좋은 의미보다는 부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오지랖의 의미가 옷의 앞자락이 넓어 몸이나 다른 옷을 넓게 겹으로 감싸는 것으로 간섭할 필요도 없는 남의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는 사람을 비꼬는 것이다. 이런 이에게 오지랖이 몇 폭이냐?고 비아냥거리며 묻기도 한다. 그런데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가슴이 넓다는 말이다. 즉 남을 배려하고 감싸는 마음의 폭이 넓은 것이다. 따라서 오지랖이 넓은 것이 미덕이다. 허나 그것이 지나쳐 도움이 되기보다는 귀찮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때 경계하고 조심하라는 사용된다. 오늘날 처럼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현대사회에서는 오지랖이 넓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저 자신과 관계 없는 타인에게는 좀처럼 눈길도 주지 않는 지나친 무관심과 이기주의가 문제이다. 이런 독단주의보다는 이웃사랑의  배려심과 이타주의가 절실히 필요하다. 현대사회는 많은 사람이 오지랖이 너무 좁아 우리 사회 어두운 그림자로 암울한 사회를 야기한다.
  더불어 주책바가지란 무엇인가? 주책은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 판단력을 의미하거나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을 말한다. 주책의 어원을 살펴보면 한자어 주착(主着)에서 유래한 말이다. 표준어 규정 제11항에 따르면 주책은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 발음이 변한 형태의 표준어를 인정하는 규정에 의해 변한 것이다. 여기에 덪붙여 주책에 몇몇 명사 뒤 붙어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바가지가 붙어 주책바가지가 된 것이다. 이는 주책없는 사람을 놀리는 비하의 의미이다. 주책이 주착에서 유래 일정한 주견(主見)이나 뚜렷한 주장이 있는 것이며, 주책바가지는 주책이 없는 이를 일컫는다. 사람은 주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저 주책없이 남이 하자는 대로 하고 남 가는 대로 가고 남 좋은 일만 하다보면 본인의 실속은 없게 된다.
  따라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오지랖과 주책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지나친 핵가족화와 이기주의는 현대사회를 찌들게 함으로 오지랖과 주책은 찌든 세상에 행복한 웃음을 주는 행복바이러스 이다. 세상에는 든사람 난사람 된사람이 있는데, 든 사람은 아는 게, 난 사람은 못하는 게, 된 사람은 마음 씀씀이와 품성이 훌륭한 사람이다. 허나 머릿속에 든 것 뛰어난 것 된 것이 너무 없으면 주책 바가지처럼 참견만 한다. 이런이는 훌륭한 일을 할 수 없으므로 사람은 적당히 주책이 있어야 한다. 예전에 중년의 위기라는 모방송사의 오지랖 아줌마와 진상 아저씨가 사는 법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40~50대가 오지랖, 주책 등의 부정적이고 비호감인 이미지를 지닌이로 시대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오지랖과 주책이 삭막한 현대사회에 행복감을 만드는 필수 아미노산이고 삶의 동기와 활력소가 되는 촉진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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