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만남이 언제나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진심으로 유쾌했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바로 공공철학의 석학인 김태창 박사(일본 장래세대종합연구소장)와의 인터뷰였다.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시종일관 미래와 꿈을 말하는 그에게서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에너지가 전해지는 듯 했다. 마치 20~30대 청년과 대화하고 있는 듯 푸르른, 신선한 자극이었다.

인터뷰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청년 취업의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이제는 조직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로 바뀌고 있으므로, 이미 만들어진 조직에 들어가 취직하기 보다는 창직(創職)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개척해 나가는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와 같은 일을 몸으로 실천한 산증인이다. 그 성취는 한국 땅이 아닌 세계 57국을 다니며 거뒀다.

꿈과 열정, 미래를 말하기에는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충북의 청년 실업률은 2013년 6.8%에서 지난해 8.8%, 올해 6월 기준으로 9.6%에 이르는 등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도내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50.9%로 전국(52.86%) 대비 낮은 수준이다. 지속된 청년 실업과 집값 상승 등으로 청년층은 연애, 결혼, 출산은 물론 인간관계,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해야 하는, ‘성취’ 보다는 ‘포기’가 익숙해진 불행한 세대가 되고 말았다. 최근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월급 150만원으로 시작하는 게 까마득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한 서울대생의 사례에서는 고학력자들조차도 공무원,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들에 매진하는 안타까운 세태를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19일 충북도는 청년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청년들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저리로 지원하고, 미혼남녀 만남캠프 등을 추진해 청년 결혼시기를 앞당겨 적령기 출산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역 특성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육성’하고 ‘지역 인재를 채용’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도 나와 있지 않고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기시감마저 느껴진다. 진정 이 땅의 푸른 청년들이 미래를 바라보고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게 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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