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편집국 부장 / 천안지역 담당)

▲ 최재기(편집국 부장 / 천안지역 담당)

천안시의회 의원들이 국외출장에서 잇따라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이달 초 캐나다 국외연수를 떠난 천안시의원 2명이 흡연이 금지된 호텔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수 십 만원의 손실비용(Room Damage Charge)을 물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천안시의원 신분이 드러나 국제적 망신을 샀다. 시의회는 이런 사실을 인정했지만, 당사자인 두 의원은 입을 다물고 있다. 더욱이 K의원은 개인일정을 이유로 자신이 속한 복지문화위원회(유럽)의 국외연수를 포기하고, 자신과 무관한 건설도시위원회의 캐나다 연수에 쫓아가 사고를 쳤다. 시의원들은 올해 초 중국 국외출장에서도 한중일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될만한 대형 사고를 쳤다. 중국 쑤이닝(遂寧)시와 광안(廣安)시를 방문한 시의원들이 신분을 세탁해 ‘천안시 대표단’ 행세를 했다가 들통이 났다. 당시 의원들은 공문서까지 위조해 시립무용단을 대동시켰고, 시립무용단을 국립무용단으로 둔갑시켜 아파트 홍보행사 공연에 세웠다가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는 옛말이 있다. 의회는 개원 초부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L의원은 의회에 입성하자마자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J의원은 공직사회와 언론매체에 막말을 퍼부었다가 자질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초선의원들은 의정활동을 익히기도 전에 천안시의 의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개선안을 요구하는가 하면, 중진의원들은 공무원들을 줄 세우기하고 시정에 사사건건 갑질을 해대면서 공직사회를 뒤흔들어대 빈축을 샀다. 급기야 과욕을 부리다 위원직 상실 위기에 몰린 의원들까지 생겨났다. H의원은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J의원은 이권사업에 개입하고 친형에게 천안시 일감을 몰아줬다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J의원은 검찰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죽하면 의회 안팎에서는 “역대 시의회 중 최악”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올까. 천안시의원은 천안시를 대표하는 공인들이다. 공인은 사회로부터 받는 대접과 누리는 명예만큼 사회에 대한 책임과 높은 도덕적 의무를 가져야 한다. 공인이 되어서까지 과거 사인의 행동과 처신을 그대로 이어가서는 안 된다. 시의원들이 지금, 공인과 사인의 차이점을 곱씹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천안 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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