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전통시장 상인들의 겨울철 화재예방법은 웬만한 선진국을 넘어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겨울철 화재예방 취재를 위해 1일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에 위치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았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는 달리 노후화된 건물, 방치된 물과 뒤엉켜 있는 전기 전선, 특히 전기장판과 전기난로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을 해주는 것 같다.

그러나 상인들은 자신들의 생업에 몰두하며 이 같은 상황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한 상인에게 물었다. “겨울철인데 화재예방법은 알고 계세요? 불나면 큰일나요!” 그러자 상인들은 “소방관들이 주기적으로 와서 소화기, 소방전 사용법 알려주고 있어. 몇 번 작은 화재가 발생해서 우리가 진압하기도 했어. 소화전 비밀번호는 119. 이 시장 상인들 다 알고 있지.”

그러더니 얼추 80대는 넘으신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소화기 시연을 보여주는가 하면 소화전 비밀번호를 풀고 사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화재가 발생하면 막상 진압하기 힘들텐데…왜 이 상인들은 화재에 대해 전혀 경각심을 갖지 않는거지?’라고 생각했다.

한 상인은 내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 “우리는 화재가 발생할 때까지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이미 간파하고 있어. 그래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게 서로에게 조심하라는 말도 해주고, 전기가 켜져 있으면 가서 꺼주기도 해.”

화재가 발생하기 전 예방과 만약을 가장한 화재시 진화방법까지도 모든 것이 완벽한 수준이었다.

이들은 소방관들의 화재예방교육에 의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형화재가 발생하는 곳은 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큰 건물, 깨끗한 건물, 안전한 건물이었다.

즉, 소방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달라야 한다. 현재는 시장 상인들의 인식이 전환돼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인명·재산피해를 줄이는 길이 되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말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전통시장을 지켜줘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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