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 이동희(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세월이 약이겠지요~ 라는 대중가요가 있다. 세월은 덧없이 유수처럼 흘러간다. 어느 덧 2015년 을미년도 한 달 남았다. 올 한해도 우리 동양가족들의 가정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인생의 대표적인 단면이다. 이렇듯 각 가정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 엿을 텐데... 올 한해 달력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나쁜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좋은 일은 자꾸 자꾸 기억해서 행복한 나날이 지속 되었으면 한다. 세상일이 바람대로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원하면 어느 정도는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세상사 모두가 마음먹기 달려 있다는 말처럼 그렇게 생각하면 한 달 남은 을미년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 될 것이다. 다가오는 2016년은 병신(丙申)년이다. 세월은 계속 흘러가며, 흘러가야 인생이고 사람이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머무르고 정지되어 있는 것은 죽음뿐이다. 한 달 남은 달력을 보면서 을미년의 묵은 나쁜 감정들 마무리 잘하여 모두 잊어버리고 다가오는 병신년은 좋은 감정과 좋은 일만 가득하고 행복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오늘은 세상만사가 뜻대로는 안 되지 만 그래도 세월은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게 흘러가고 새롭게 만들어 주니 이 보다 더 좋은 세상의 보약이 있을까?  그러니 이 모든 것은 세월이 약이라는 순응의 순리를 받아들이면 매우 행복하고 좋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 “세월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가슴 아프고 속에 맺혔던 일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자연히 잊게 된다는 말이다. 이외에도 많은 속담이 있는데, “세월에 속아 산다”라는 말은 현재 살아가는 것이 변변하지 못하여도 앞으로는 나아지겠거니 하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의미이며,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은 무슨 일을 하든지 시간을 아껴서 부지런히 힘써야지 꾸물거리다가는 할 일도 못하고 만다는 의미이다. “세월이 가는지 오는지도 모른다”는 말은 무사태평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거나 혹은 어떤 일에 정신이 팔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름을 비유한 것이다. 그리고 유년시절 많이 사용한 “세월이 좀먹다”는 세월이 가지 아니함을 매우 더디게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속담에 “세월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언제 끝날지 짐작이 가지 아니할 정도로 일이 더디게 진행되는 비극적인 삶을 의미한다.
  “세월이 약입니다!”라는 말은 단순히 의약품의 약으로 받아들인다면 격한 감정에서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달리 뾰쪽한 수가 없어 자살이 현재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착각의 마음표현이다. 착각이라는 표현이 약간 불편하거나 의미가 애매모호 할 수도 있다. 격한 감정은 매우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극한 느낌과 충동을 당장 실행에 옮기고 싶을 만큼 극단적이고 절실하며 여기에 대한 특효약이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매우  강렬한 감정의 손상이다. 나의 감정이 매우 우울하고 지금의 우울한 감정에 빠져 세상을 우울한 시선과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나 한 주가 지나고, 또 한 달이 지나면 상황은 서서히 좋아 진다. 매우 중요한 것은 나의 격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얘기를 하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솔직히 이야기 하며 “매우 힘들다... 그래서 삶을 마감하고 싶다”...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으로 어느 정도 마음은 가벼워진다. 그리고 “세월은 약”이라는 말을 꼭 기억하자!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며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혹은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세상의 말을 명심하며 원칙과 순리를 따르는 순응의 삶을 살아가자!
  인생에 있어서 세월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사회에 따라 세상의 관념은 유동적이다. 놀부는 욕심쟁이인가 아니면 절제의 경제학자인가? 시대에 따라 세월이 흘러 의미의 변화도 발생한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오랜 세월이 흐르면 각인된 기억들도 잊혀진다. 세월은 약이 된다는 말이 인문학에서는 충분한 증거가 있으나, 과학적, 심리적 근거는 약하다. 또한 세월이 약이 되는 상황은 현 시점 상 모순이 대립되기도 한다. 이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로 세상의 아픔과 슬픔과 나쁜 감정은 묵은해에 다 버리고 다가오는 신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바래보아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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