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대출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최대 23%포인트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1억원을 대출받았을 때 신용도가 가장 낮은 10등급의 대출자가 1등급보다 연간 2300만원의 이자를 더 내는 셈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국내 은행과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의 가계신용대출을 대출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대출자의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1등급에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평균 3.8%였고 2등급은 5.9%, 3등급은 7.5% 등의 순으로 점차 높아졌다.

등급이 가장 낮은 10등급에 적용된 대출금리는 평균 26.7%로 집계됐다.

1등급과 10등급의 대출금리 격차가 22.9%포인트에 달하는 것이다.

각 등급별 대출금리의 차이는 평균 2.5%포인트 내외 수준이다.

하지만 5등급의 평균 대출금리는 11.9%였던 반면 6등급은 17.8%로 높아져 금리차이가 5.9%포인트에 달했다.

다른 등급 간 금리 차이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1∼5등급까지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 등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작은 반면 6등급부터 이 비중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5등급 대출자 중에선 저축은행과 대부업 이용 비율이 5.0%에 그쳤지만 6등급은 이 비율이 24.9%로 급격히 상승했다.

또 6등급과 7등급(21.2%)의 차이도 3.4%포인트로 평균보다 높았다.'

금리구간별로 신용대출 비중을 보면 신용도가 높아 5% 미만의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이 73조9000원으로 전체 가계신용대출의 42.0%를 차지했다.

5∼10%의 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은 24.9%(43조8000억원)였다.

중금리 대출로 분류되는 10∼15% 금리대출은 전체의 5.1%에 불과해 금리구간 중 비중이 가장 작았다.

15∼20% 대출금리는 전체의 14.9%, 20∼25%는 7.5%를 각각 차지했고 25%가 넘는 고금리 대출은 5.6%로 조사됐다.

10∼15% 수준의 중금리 대출 비중이 25% 이상의 고금리 대출 비중보다 낮을 정도로 부진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신용평가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충분치 못해 등급별 대출금리 차이가 크거나 중금리 대출이 부진한 것으로 풀이했다.

금융회사들이 그동안 담보위주의 대출을 유지해온 데다 중간 또는 낮은 신용등급 대출자의 신용을 분석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인터넷 은행이 출범하면 중금리 대출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금융권의 신용분석과 리스크 관리 기법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