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청주 청원구 한 어린이병원에서 독감이 의심되는 어린이가 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최지현>

-독감 유행 여전…환자 유행기준치 4배
-A형 이어 다음달까지 B형 확산 우려도
-새학기 학교 비상…예방접종 발길 북적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1. A(41)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네 살배기 딸이 독감으로 병원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열에 기침 등이 심해져 지난 3일 어린이집 입학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아이의 증상이 계속되자 폐렴 등으로 이어질까 걱정이 태산이다.

#2. 10일 오후 청주시내 한 병원은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주사를 맞으러 온 것이다.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독감 유행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병원 측은 설명했다.

 

독감이 계속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해 초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더니 최근에는 B형 독감 바이러스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병원마다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1~27일 병원을 방문한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의심환자는 43.0명을 기록했다. 46.1명을 기록했던 전주 보다는 감소했으나 여전히 유행기준이 되는 11.3명의 4배가량 되는 수준이다.

독감 유행은 절정을 지났으나 여전히 위험하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유행성 호흡기 질환이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등이 심하게 나타난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영·유아, 임신부 등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폐렴, 뇌수막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위험하다.

특히 새학기 시작으로 집단생활을 시작한 초·중·고 학생과 어린이집, 유치원에 등원하는 영·유아의 독감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이 기간 초·중·고 학생 연령인 7~18세의 독감 의심환자 발생 분율은 1000명당 71.3명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매우 높았다. 0~6세 발생 분율도 59.9명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방학 때가 지났음에도 병원에는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청주시내 한 병원 간호사는 “보통 개학하면 독감 예방주사접종이 줄어드는데 3월에도 병원을 찾는 이들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백신은 예방주사를 맞은 2주 후부터 면역이 생기고 6개월가량 효과가 지속된다. 그러나 미리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더라도 독감을 100% 예방할 수는 없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80%정도, 고위험군의 경우는 60~70% 정도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했다. 바이러스 변이가 다양해 접종을 하더라도 항체가 생기지 않으면 독감에 걸릴 수 있다.

여기에 현재 유행하는 A형 독감 외에 B형 바이러스 환자도 잇따라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8월 30일부터 현재까지 질병관리본부에 검출된 A형 바이러스는 H1N1형 420건, H3N2형 32건 등이며 B형 바이러스는 108건으로 나타났다.

다음달까지 기존 A형 독감과 함께 B형 독감도 동시에 나타날 수 있어 독감 유행이 재차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의들은 “다음달까지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위험군들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편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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