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1TV ‘김창완과 책읽기’ 기자회견

(연합뉴스)매주 월요일 밤 11시 40분 방송

쫓기는 듯한 기분으로 읽는게 아니라

친구 같은 느낌으로 가까워져야

책으로 소통 어렵지만 온기 느낄 수 있어

“우리는 늘 책, 공부에 빚진 사람처럼 읽어요. 책 이야기만 나오면 빚쟁이에 쫓기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그러니 책과 점점 멀어지죠. 책에 대한 기억이 아주 사라지기 전에 책에 대해서, 책 읽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책을 권하는 것이 있는 삶이 얼마나 향기로운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수이자 배우인 김창완(62)이 우리에게 책을 권한다. KBS 1TV ‘TV 책을 보다-김창완과 책읽기’를 통해서다.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지난달 22일부터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김창완은 1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서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프로그램은 이 책이 이렇다, 저 책이 이렇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라며 “고향으로서의 책,미지의 땅으로서의 책, 나 자신을 대면하게 하는 거울로서의 책, 친구 같은 책…. 우리를 있게 했던 책을 다시 찾자는 것”이라고 이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TV 책을 보다’는 매주 6명의 일반인 ‘독서가’에게 한 권의 책을 전달한 뒤 그들이 책을 읽는 모습, 책을 보며 느낀 감상 등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미 책을 읽은 전문가들로부터 요점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책을 읽어나가는 ‘독서의 과정’을 되찾는다는 취지다.

네덜란드의 ‘슬로우 TV’와 같은 ‘슬로우 리딩’이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다.

그 또한 책과 멀어졌었다고 밝힌 김창완은 이 프로그램을 맡은 것을 계기로 다시 독서를 시작했다.

“책으로 소통을 하긴 어렵겠지만 온기를 느낄 순 있어요. 읽다 보니까 나를 생각해주는 것이 가족과 친구뿐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의 저명한 교수도, 먼 나라의 소설가도, 우리 문단의 아름다운 작가들이 다 나를 생각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 고마움을 책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느꼈을까 싶을 정도예요.”

그는 “요즘 참고서는 중요한 부분에 형광펜까지 쳐서 나온다고 하더라”며 “결과와 결론을 위한 책. 공부를 위한 책이라는 고리를 끊어내 보고자 한다”고 했다.

최근 2016년 첫 싱글 ‘시간’을 발표한 김창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 방을 흰색으로 칠해주오’ ‘청춘’ ‘백일홍’과 함께 ‘시간’까지 노래 4곡을 불렀다.

‘시간’은 ‘아침에 일어나 틀니를 들고 잠시 어떤 게 아래쪽인지 머뭇거리는 나이가 되면 그때 가서야 알게 될 거야’라는 독백으로 시작한다.

김창완은 “실제로 마지막에 임종하면서 내 아들, 가까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며 “내용도 내용이지만 옆에 앉아 손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로 이런 기분을 나누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프로그램을 맡은 조정훈 KBS PD는 “근 20년 중 독서량이 가장 낮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의 삶이 책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있는 삶인가? 책을 안 읽는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비난을 할 시간에 한 페이지라도, 잠깐이라도 책을 같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라며 “독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권하고 싶다”고 김창완을 진행자로 섭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 PD는 “시청자분들이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매일, 함께 책을 읽어나가실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TV 책을 보다’의 방송은 매주 월요일 밤 11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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