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호 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누군가가 도움이 필요해서 나를 찾아온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행복한 일이다. 지금의 나는 임용된 지 얼마 안된 사회복지공무원의 모습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필요한 직접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인복지관의 사회복지사였다.

사회복지사로 일할 때 내가 맡은 업무는 집수리, 세탁, 이·미용서비스 등 어르신들의 생활에 필요한 재가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제공하는 것이었다.

낡아서 비가 오면 새는 슬레이트 지붕을 새 지붕으로 고쳐드리면 어르신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손주처럼 생각하시고 먹을 것도 많이 챙겨주시고 입으로 노래를 흥얼거리시며 기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날씨 좋은 날에 마을 경로당으로 봉사자와 함께 이·미용서비스를 하러 가면 탁 트인 마당에서 의자 하나만 놓고 어르신들을 멋지고 예쁘게 머리 손질을 해드렸다. 어르신들이 거울을 보며 환하게 웃으면서 만족해하는 모습들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르신들을 기분 좋게 해드린 추억들은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매력적인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고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청주시 사회복지사의 문을 두드렸고, 현재 상당구청 주민복지과 통합조사팀의 일원이 되었다.

주된 업무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신청한 복지서비스에 대해 재산, 소득 등을 조사하여 신규로 복지대상자를 선정 책정하는 것인데, 일을 알면 알수록 느끼는 것은 ‘담당자인 내가 아는 것이 많아야 더 적절하고 폭넓은 맞춤형 복지혜택을 지원해 줄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해마다 우리나라 복지지출 규모는 늘어나고, 다양한 복지제도들이 신설되지만 일반 시민의 경우 알지 못하여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복지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에 밝지 못해 신청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정보를 쉽게 접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새로운 제도와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도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삶이 힘든 사람들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에 쌓아두었던 응어리를 풀어내고 새로운 힘을 얻는다고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그것이 진짜로 그 사람과 내가 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두 개의 손이 있다. 두 개의 손이 있는 이유는 한 손은 스스로를 돕기 위함이고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 손으로는 더 나은 나 자신이 되기 위해 청렴하고 겸손하게 배움의 자세를 가질 것이고 다른 한 손으로는 타인의 어두움에 빛을 밝혀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여 진심이 통(通)하는 청렴 일번지 친절으뜸 청주시의 사회복지공무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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