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까지 단재기념관서 ‘작은책 전시회’
박정규씨가 수집한 300여권의 세계 작은책 선보여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수진본(袖珍本)’, ‘좁쌀책’ 이름조차 생소한 작은책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책 전시회’가 오는 31일까지 청주시 낭성면 단재기념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정규(전 청주대 교수) 고드미 마을 대표가 국내 고서점과 해외 곳곳을 누비며 수집한 300여점의 작은책을 사전, 종교, 문학, 정치, 학습 등 주제별로 만날 수 있다.

특히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혁명선언’을 주목할 만하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이 책은 25쪽으로 구성돼 있으며 당시 독립 운동가들의 지침서가 된 책이다.

 

또 이번 전시에서는 18세기 출간된 것으로 보이는 인쇄본 ‘동국지도’와 제천 을미의병 군가가 수록된 ‘제천 의진 격가’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제천 의진 격가는 2009년 기자회견 이후 대중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 눈길을 끈다.

제천 의진 격가는 1915년 제작된 제천 을미의병 군가가 수록된 가사집이다.

이 가사집은 일제의 침략에 맞서던 의병들의 강한 저항 의식이 개화기 가사의 형태로 담겨있다. 박 대표는 청주의 한 고서점에서 이 가사집을 구입했다가 ‘제천 의진 격가’임이 밝혀지자 2009년 기자회견을 통해 가사집을 공개했다.

만들어진 지 200여년이 흐른 조선시대 접철본도 볼 수 있다.

 

접철본이란 용지를 적당한 폭으로 접어 책으로 만든 것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이 접철본이 전시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책이다.

이외에도 중국 노신의 단편소설과 독일 괴테의 시집, 일본의 불경, 태국의 영어사전, 네팔의 점서, 각종의 주기도문, 코란, 성서 등을 작은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 죽간(竹簡), 플라스틱으로 된 책 등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책들은 ‘책’이라고 하면 종이책만 떠올리는 일반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준다.

이와 함께 작은책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체험프로그램으로 책이 출판사의 전유물이었던 이전과 달리 독자와 발행인이 동일했던 옛날 책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의 책을 통해서는 조상의 슬기와 얼을 느낄 수 있고 외국 책을 통해서는 그들의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며 “이번 전시를 즐기고 책에 대한 고정관념도 깰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043-201-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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