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30일 시작됐다. 4.13 총선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한 국민들은 정치권의 변화를 요구하며 새로운 국회 출발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4년간 행정부를 감시하고 입법권을 통해 민생을 챙기고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국비를 확보해야 하는 등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충청권 주민들도 그 어느 때보다 거는 기대가 크다.
20대 총선 이후 이뤄진 청와대와 정당의 참모진과 당직개편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여·야 당 3역을 충청권 출신들이 차지하면서 충청권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충북도지사를 지낸 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이 비서실장은 풍부한 행정 경험과 국민 소통을 역량을 갖춰 정치권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4선인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의원이 선출됐고 더불어민주당 신임 정책위의장에 4선인 변재일(청주청원) 의원이 임명됐다.
국민의당도 당직을 개편하면서 신임 사무총장에 괴산 출신의 김영환 의원을 임명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을 당 3역이라고 일컫는데 공교롭게도 충청권 출신인 이들 3인이 각 당의 3역 가운데 한 자리씩 차지한 것이다.
다선 중진의원이 대거 탄생한 것도 고무적이다.
이해찬(세종) 의원은 7선으로 현역 가운데 새누리당 서청원(8선) 의원에 이어 전국 두 번째 최다선이다.
새누리당은 정우택(청주상당)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4선이고, 이명수(아산갑)·홍문표(홍성·예산)의원이 각각 3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병석(대전 서구갑)의원이 충청권 야당 최다선(5선)이며, 이상민(대전 유성을)·변재일·양승조(천안병)·오제세(청주서원)의원이 4선 고지에 올랐다.
이처럼 지역 국회의원들의 덩치가 한층 커진 점도 20대 국회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비록 6선의 이인제(논산·계룡·금산)의원이 낙선하기는 했지만 중진급 의원 10명이 국회에 재입성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충청권도 제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충청권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고 정치의 중심지가 되려면 무엇보다 중진 다선의원들의 ‘협치’가 이뤄져야 한다.
자칫 독선과 불협화음으로 지역발전에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어 소통과 화합이 절실하다.
19대 국회에서 충청권 의원들은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선거구 증설 과정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정파를 초월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선은 분열과 갈등만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대 국회가 4년의 새 임기에 들어갔으나 아직 여·야간 원구성 협상은 제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법정 시한을 넘겨 ‘지각 개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극한 대결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쓴 19대 국회를 교훈삼아 소통과 협치를 바탕으로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 특권을 내려놓는 국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27명의 충청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300명의 20대 국회의원 모두는 정치가 더는 지탄받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갈등을 조율·해결하고 국민 통합과 국가발전을 이끄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결연한 각오를 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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